유럽서 1회용 비닐봉지 유료판매했더니 바다 오염 30% 줄었다
2003년 덴마크 등 시작으로 유럽 대다수 국가서 유료판매제 도입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1회용 비닐봉지 유료판매 제도를 도입하면서 인근 바다에서 비닐봉지로 인한 오염이 30% 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비닐봉지는 물론 다른 플라스틱이나 1회용 제품에도 이같은 추가 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영국 환경수산양식과학센터(Cefas)의 토머스 마스는 25년간 유럽 주요 해저의 ㎢당 오염 물질 측정 결과를 저명 학술지인 '토털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노르웨이와 독일, 프랑스 북부, 아일랜드 서부 등의 해저에서 1회용 비닐봉지에 의한 오염이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회용 비닐봉지를 유료판매하면서 사용량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2003년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시작으로 유럽 내 많은 나라들이 비닐봉지에 대해 일종의 추가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 역시 지난 2015년부터 대형마트에서 1회용 비닐봉지를 5펜스(한화 약 15원)를 받고 판매하고 있다. 이후 1인당 비닐봉지 소비량이 연간 140장에서 25장으로 85% 급감했다.
마스는 "비닐봉지를 덜 사용할수록 우리는 환경에 해를 적게 미치게 된다"면서 "좋은 환경을 위해 협업한다면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오염이나 비만, 흡연, 혼잡 등의 이슈와 관련해 이같은 부담금 부과가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최근 1회용 플라스틱 병이나 통조림 캔에 부담금을 부과한 뒤 이를 재활용하면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만 적용 중인 1회용 비닐봉지 유료판매 제도를 모든 상점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보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센터의 로버트 콜빌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엄격한 규제보다는 외부 비용을 매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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