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에 양념장 들어가네…레드벨벳도 반한 '빨간 맛'
평양 창전거리 옥류관, 대동강 한눈에 보여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박수윤 기자 = 평양 옥류관의 냉면이 화제다. 두 차례 평양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온 우리 예술단이 그 맛을 극찬하면서다.
지난 1일 평양 첫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2일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 창전거리의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옥류관 본관에 예술단의 식사를 위해 마련된 방에는 원형 테이블 23개가 비치돼 있었다. 문을 나서면 대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2층 계단 쪽 벽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젊었을 때 직접 튀김요리를 하는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평양냉면은 정갈한 놋그릇에 담겨 나왔다.
면발 위에는 무김치, 육편, 오이, 삶은계란, 곱게 채를 썬 지단을 올렸다. 면발은 겉보기에는 남한의 칡냉면과 비슷해 보였지만 메밀로 만든다고 한다. 곁들임 찬으로는 녹두 빈대떡과 무절임이 나왔다.
우리 사회에 퍼진 속설을 뒤집는 장면도 포착됐다.
일각에선 '북한에서는 냉면을 먹을 때 쇠젓가락을 쓰지 않는다', '평양냉면에는 양념장을 넣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왔지만, 이날 옥류관에서는 쇠젓가락과 빨간 색깔의 양념장 모두 제공하고 있었다.
한 참석자는 "함께 나온 양념장은 남한의 '토하젓'과 비슷했다. 젓갈처럼 깊은 맛이 나는데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며 "접대원이 '비빔냉면처럼 먹으려면 냉면에 풀어서 먹으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북측 접대원이 '육수는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꿩고기를 더해 우려냈다'고 설명하더라"며 "면은 가위질이 필요 없을 만큼 잘 끊어졌지만 약간의 찰기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 정부지원단, 취재진 등 186명은 평양냉면 맛에 모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서현, 레드벨벳, YB 등 우리 가수들은 화기애애한 얼굴로 냉면을 나눠 먹으며 공연의 긴장감을 달랬다.
가수 최진희 씨는 "음식 맛이 예전보다 양념이 좀 강하지만 그래도 맛이 있다"면서 "김치가 매우 시원하고 맛있다. 우리에 비해서 싱겁고 그래서 더 깔끔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백지영 씨도 "이 냉면도 공연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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