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평양에서 핵탄두 탑재 개량형 SLBM 발사 시험

입력 2018-04-05 11:14
수정 2018-04-05 13:54
미, 태평양에서 핵탄두 탑재 개량형 SLBM 발사 시험



오하이오급 SSBN서 '트라이던트 2D-5' 두 발 발사

'최후의 반격 카드'…한 기당 위력 TNT 100만t 이상

러ㆍ중의 '극초음속무기' 전력화 대응 조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와 중국이 시속 6천㎞가 넘는 극초음속무기 전력화를 서두른 상황에서 미국도 '최후의 반격 카드'로 알려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셔럴 인터레스트, 디플로매트 등 외신은 미 해군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쪽 해상에서 오하이오 급 핵미사일탑재 전략 핵 잠수함(SSBN) 네브래스카를 통해 SLBM '트라이던트 2D-5' 발사 시험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4일 보도했다.

미 해군 소식통은 비무장 탄두를 이용한 이 시험이 트라이던트 2D-5 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평가하고 핵전 상황에서 수중 반격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행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이 시험이 1980년대 제작된 노후 핵전력 현대화 작업의 하나로 이뤄졌다면서, 현대화 작업은 올해 초 발표된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의 핵심 과제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군과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공동으로 진행해온 현대화 작업을 고려할 때 이번 시험이 트라이던트 2D-5 미사일의 수명을 오는 2040년대까지 연장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SLBM은 최대 사거리가 1만3천㎞로 한 기당 8∼14개의 독립 목표 재돌입 탄두(MIRV)를 적재할 수 있다. 적재하는 핵탄두는 TNT 폭약 기준으로 10만t 규모인 'W76/MK-4'와 'W76-1/Mk-4A' 그리고 45만5천t 규모인 'W88/Mk-5' 등 모두 세 종류다. 이 가운데 W88/Mk-5는 현재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탄두다.

이에 따라 트라이던트 2D-5 미사일 한 기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이상이라고 미 핵물리학회지(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설명한다.

미국은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를 성공한 지 4일 만인 지난해 2월 16일에도 태평양에서 이 SLBM 발사 시험을 했다.

학회지는 1981년 취역한 오하이오 급 SSBN은 한 척당 트라이던트 2D-5를 24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력은 원폭의 수 천 배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이 냉전 당시 소련에 맞서기 위해 모두 17척을 건조한 후 현재 14척만 운영 중인 오하이오 급 SSBN은 수중배수량 1만8천750t, 길이 170m, 폭 12.8m, 속도 37㎞, 최대 잠항심도 240m다.

오하이오 급 SSBN은 지상 발사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과 B-52, B1-B, B-2 등 전략폭격기와 함께 '핵전력 3총사'로 미국 핵 투사력의 근간을 구성한다. 특히 이 SSBN은 핵 전 상황서 적에 대한 마지막 보복 카드로 운영된다.

ICBM과 전략폭격기가 적의 보복에 전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지만, 첩보위성 등으로도 탐지가 어려운 SSBN은 최후의 응징 수단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잠수함은 또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요원 66명까지 탑재하고, 이들의 수중침투를 지원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2021∼2031년 기간에 최신예 컬럼비아급 SSBN을 건조, 노후화한 오하이오 급을 점차 퇴역하기로 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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