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꿈꾸는 조수행 "수비·주루 못 하면 1군 있을 가치 없어"
타격은 영원한 숙제…"야구가 어렵잖아요"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외야수 조수행(25)의 '슈퍼 캐치'가 없었으면 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7회초 수비 때 좌익수로 교체 투입된 조수행은 4-4로 맞선 연장 11회초 2사 1, 2루에서 안익훈의 총알 같은 타구를 온몸을 날려 잡아냈다.
조수행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은 두산은 11회말 최주환의 끝내기 적시타로 결국 5-4로 승리했다.
하루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조수행은 "내가 수비나 주루를 못 하면 여기(1군) 있을 가치가 없다"며 "항상 자신 있게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빙그레 웃었다.
다이빙 캐치 직후 조수행의 머릿속에는 앞선 수비 상황이 스쳐 지나갔다.
사실 그는 2-1로 앞선 8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박용택 타구의 낙구 지점을 잘못 판단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루타를 친 박용택은 이후 후속 타자들의 연이은 안타로 홈을 밟았다.
조수행은 "지면 나 때문에 진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후 형들이 잘 쳐줘서 고마웠다"며 "11회에 공을 잡고 나서도 '내가 아까 그걸 왜 놓쳤지?' 하고 다시 떠오르더라"고 돌아봤다.
건국대를 나온 조수행은 2016년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두산에 지명됐다.
조수행은 '빠른 발'이 최대 장점이다. 그는 2016년 66경기에 나와 이름을 알렸고 2017년 80경기에서 입지를 다졌다. 주로 대주자 또는 대수비였다.
그는 "두산에 지명됐을 때부터 외야가 너무 좋아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물론 형들이 워낙 잘해서 주전이 되기 힘들겠지만, 언젠가 주전이 된다는 생각으로 백업으로 최대한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행은 대학 4년간 90경기에서 92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주력과 주루 감각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몸을 사리게 된다.
그는 "물론 지금도 욕심이 있지만 거의 1점 차이 정도일 때 투입되다 보니 쉽게 도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타석의) 형들이 쳤을 때 무사히 홈으로 들어오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타격은 영원한 숙제다. 그는 이날 인터뷰 직후 열린 경기를 포함해 총 8경기에서 5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아직 올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조수행은 "야구가 어렵잖아요"라며 한숨을 쉬더니 "잘하면 좋을 텐데 마음처럼 안되니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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