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관세폭탄 맞교환에 하루만에 또 출렁

입력 2018-04-04 23:38
뉴욕증시, 미중 관세폭탄 맞교환에 하루만에 또 출렁

"사태 격화에 시장이 우려"…자동차·항공주 등 약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관세 펀치'를 주고받으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받아치면서 미중 무역전쟁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확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무역대표부(USTR)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약 500억 달러(약 54조 원) 상당의 1천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하자 중국은 현지시간으로 4일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하자 중국이 돈육·과일 등 미국산 128개 품목에 맞불 보복관세를 매긴데 이어 미중간 무역 보복조치가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뉴욕증시는 4일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52.17포인트(1.47%) 떨어진 23,681.19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5.62포인트(0.98%) 하락한 2,588.83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73.56포인트(1.06%) 내린 6,867.73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미·중 무역전쟁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때리기',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강화 움직임에 따른 IT(정보기술)주 약세 등으로 1%대 후반에서 2%대의 급락세를 기록하다 전날 반짝 반등한 데 이어 다시 불안한 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포드와 GM이 각각 0.6%와 0.7%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잉과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도 각각 4%대와 2%대의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

로이트홀드 그룹(Leuthold Group)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제임스 폴슨은 "(미중간)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중간 관세조치가) 몇 개 품목으로 끝나면 그렇게 나쁘지 않겠지만,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 글로벌 경기회복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공격적 관세 폭탄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인 빈센트 주빈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이후부터 강경한 말을 해왔지만, 실제는 말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말은 세게 하고 이후 유연해지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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