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中 관세 재격돌에 급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정책으로 재차 격돌한 데 따라 큰 폭 하락해 출발했다.
4일 오전 9시 32분(미 동부시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8.24포인트(1.87%) 하락한 23,585.1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6.84포인트(1.41%) 내린, 2,577.61을 각각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106.15포인트(1.53%) 낮은 6,835.14에 움직였다.
전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의료, 항공, 반도체 기계, 산업용 로봇, 화학 등 약
1천333개의 중국산 관세 대상 품목을 공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약 500억 달러어치에 해당하는 상품에 약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이 이날 공개한 관세 부과 대상은 '중국제조 2025'가 육성 대상으로 삼은 10대 산업을 고스란히 포함했다.
중국 국무원이 2015년 마련한 '중국제조 2025'는 제조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동강령으로 2025년까지 10개 핵심산업을 세계 1∼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미국 측의 발표 직후 곧바로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대상 금액도 500억 달러 상당으로 미국의 조치에 그대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 상태가 아니다"라면서도
"그 전쟁은 미국을 대표하는, 바보 같고 무능력한 사람들이 아주 오래전에 졌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적자가 연간 5천억 달러를 넘으며 지적재산의 도용도 3천억 달러를 넘는다"며 "우리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게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조되면서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부터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보잉 주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5% 하락했고,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와 GM의 주가도 3% 이상 하락했다.
중국이 전기차의 주요 시장인 탓에 테슬라의 주가는 5% 떨어졌다.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와 캐터필터 주가도 3%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 등 기술주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에 대한 거친 비판을 쏟아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저녁에 아마존과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오라클의 샤프라 카츠 공동 대표와 저녁 만찬을 가졌다.
아마존 주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4만1천 명을 기록해 탄탄한 고용시장 상황을 재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20만 명이었다.
지난 2월의 민간 고용 증가 23만5천 명은 24만6천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은 대성공"이라면서 "월별
신규 고용은 꾸준히 20만 명을 넘고 있으며 이는 노동력 증가 속도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 이후에는 3월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공급자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2월 공장재 수주 결과도 나온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도 예정되어 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심화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무역규제가 지금 당장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부 품목에만 관세가 부과된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겠지만,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글로벌 성장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무역전쟁 우려로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95% 내렸다.
국제유가도 동반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3% 내린 62.24달러에, 브렌트유는 1.79% 하락한 66.90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1% 반영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