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성, 자위대 이라크 일보 문건 발견하고도 1년 넘게 은폐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이라크에 파병돼 활동했던 일본 육상자위대의 일일보고(일보) 문서를 방위성 측이 지난해 3월 파악하고도 1년여간 은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성은 당초 해당 문서가 존재하는 것을 지난 1월 26일 확인했다고 지난 2일 밝혔지만, 사실은 이보다 10개월 전에 발견하고도 국회 등에는 "그런 문서는 없다"고 허위 보고한 셈이다.
언론에 해당 문서의 존재 사실을 밝힌 것을 기준으로 하면 1년 이상 은폐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부가 연루된 의혹을 받는 사학 스캔들과 관련된 재무성의 문서조작 사태와 맞물리며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한층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4일 밤 방위성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문제의 일보 문서는 지난해 3월 27일 육상자위대 연구본부 교육센터장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그는 당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는 큰 문제로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성내에 조사팀을 설치해 일보 발견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경위 등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문서는 2004~2006년 사이 총 376일분으로, 분량으로는 1만4천여 쪽에 달한다.
이들 문서는 방위성이 후속대책으로 문서확인 작업을 벌이던 중 발견된 것으로, 자위대가 이라크 현지에서 작성한 일보로 확인됐다.
앞서 방위성은 그동안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던 이라크 파병 육상자위대의 일보가 존재한다고 지난 2일 밤 밝힌 바 있다.
육상자위대의 부대 운용을 조사·연구하는 연구본부와 의사들로 편제된 육상막료감부 위생부에서 지난 1월 26일 이들 일보를 발견해 내부 보고 및 확인을 거쳐 뒤늦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위성의 고질적인 은폐 체질도 재차 비판을 받고 있다.
방위성은 2016년 말~2017년 초에 걸쳐 남수단에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파견된 자위대의 일보 문서가 폐기됐다고 주장했다가 문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이를 인정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나다 방위상은 국회 답변 등을 통해 해당 문건이 은폐된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지만, 간부들로부터 이런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것이 밝혀지며 취임 1주년을 1주일 남긴 지난해 7월 28일 사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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