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 목마른 코스닥시장에 단비될까
"벤처시장부 종목에 긍정적"…기존 대형주에 자금 몰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유현민 기자 = '코스닥벤처펀드' 대거 출시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펀드는 기업공개(IPO) 시 우선 배정 혜택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나 고성장 벤처기업 투자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도 최소 15% 비중을 갖는 벤처 신주 투자에 관심이 높다.
실제 메자닌(전환사채 등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단계에 있는 상품에 투자) 등 공모주 투자에 강점을 지닌 사모전문 중소 운용사가 관련 펀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스닥 IPO 건수는 연간 50∼70건에 이르고, 공모금액은 꾸준히 증가해 작년 기준 3조원을 넘었다.
코스닥 벤처기업은 지난 2일 기준으로 총 577개에 이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126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선 코스닥벤처펀드가 활성화하면 신규 투자 자금이 코스닥 상장사와 벤처기업에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부장은 4일 "코스닥벤처펀드에서 투자할 수 있는 코스닥 상장 종목이 560개 정도로, 전체 시장에서 3분의 1 정도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수급이 생긴 것"이라며 "코스닥 벤처시장부 종목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주 물량 확보가 제한된 출범 초기에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 구주 옥석 가리기와 코스닥150 선물을 활용한 현물 헤지 등 방법이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정적 수급 기반과 재무건전성 검증을 통한 기관투자가 접근 용이성 확보 등을 고려하면 코스닥 벤처펀드의 실질적 수혜주는 6월 정기변경 예상 코스닥150 종목으로 추려질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수혜주로 카페24[042000], JYP엔터테인먼트, 안트로젠[065660], 삼천당제약[000250], 펩트론[087010], 녹십자랩셀[144510], 매일유업[267980], 하이록코리아[013030], 진성티이씨[036890] 등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신주 몸값이 귀해지고 소형주 투자 위험에 대한 우려로 기존 대형주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은 매매가 몰리면 충격이 생길 수 있고 KRX300지수에 시총 상위 종목들이 편입된 점을 고려하면 대형주에 자금이 몰릴 수 있다"며 "코스닥은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시장 부양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가 시장 수급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나 시장 트렌드를 바꿀 변수가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초기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시장이 일시적인 상승효과를 볼 수도 있으나 유입 규모가 제한적이라면 기대보다 단기 파급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시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빚어질 우려도 나온다.
최창규 부장은 "투자 대상은 한정됐지만 이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은 많이 출시돼 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조건이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digo@yna.co.kr,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