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한국당과 결별…옥천군수 선거판 요동
공천 반발 충북 현역 자치단체장 탈당 첫 사례
무소속 출마 가닥…예측불허 3자 구도 될 듯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6·13 지방선거를 60여일 앞두고 충북 옥천군수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직인 김영만(67) 군수가 공천 갈등을 겪던 자유한국당과 결별하고 3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을 펼치게 됐다.
김 군수는 4일 기자회견을 해 "공천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지만, 당에 대한 의리 때문에 온갖 수모와 굴욕을 참아왔다"며 "이젠 정당 옷을 벗고 (나의) 이름 석 자 만으로 군민의 평가와 심판을 받겠다"고 한국당 탈당과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충북지역 현역 자치단체장의 첫 탈당 사례다.
그는 자신을 배제한 경선이 이뤄지고, 무소속으로 둔갑시킨 여론조사가 진행된 점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당에 대해 불편했던 심기도 내비쳤다.
그의 탈당은 공천권을 쥔 박덕흠 국회의원과 불화설 속에 오래 전부터 예견돼왔다.
주변에서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그의 성격이 박 의원 눈 밖에 나면서 여러 해 동안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왔다고 전했다.
김 군수도 이날 "(탈당과 관련해) 박 의원과 사전 교감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평소에도 전화를 자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말해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의 3선 도전으로 두 달 뒤 옥천군수 선거는 김 군수와 더불어민주당 김재종(63) 전 충북도의원, 자유한국당 전상인(50) 박덕흠 국회의원 보좌관이 겨루는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로는 보수층 분열로 민주당에 유리한 판세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군수 탈당과 3선 도전은 우리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은 흐름"이라며 "3자 구도는 가장 바라던 대진표"라고 평가했다.
김 군수는 일단 정당 없이 무소속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인 박한범 충북도의원, 안효익 옥천군의원 등과 무소속 연대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당내 지지세력의 추가 탈당 등 후폭풍이 얼마나 이어지느냐 하는 점이다.
한국당이 이 지역을 '군수 우선 추천지역'으로 분류하자 그를 추종하는 당원들은 "경쟁력 있는 김영만을 공천하라"는 건의문을 당에 전달했다. 당시 건의문에 서명한 당원과 지지자는 3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군수는 "(건의문은) 내가 간여한 일이 아니고, 이들의 탈당 문제도 나와 상의할 일이 못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김 군수의 당내 입지가 좁아 추가 탈당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군수 탈당으로 전 보좌관은 앞을 가로막던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본선 경쟁력을 한껏 키울 수 있게 됐다.
정치 신예로서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일단 김 군수 탈당에 따른 후유증을 잠재우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이 예고된 속에서 "당의 공정한 경선 결정을 존중한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김 군수가 제안하는 경선방식을 조건없이 논의·수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당 안팎의 여론을 끌어안으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한국당 측은 전 보좌관 공천이 확정될 경우 민주당과 1대 1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군수 변수'를 애써 축소하면서 당대 당 대결로 선거 프레임을 끌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당 관계자는 "일부 원로그룹 등의 동요가 있더라도 대규모 동반 탈당 사태 등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3선 불출마 약속을 어긴 김 군수가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판세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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