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서 정부군-반군 교전…주민 100여명 피난

입력 2018-04-04 12:28
인도네시아 파푸아서 정부군-반군 교전…주민 100여명 피난

인도네시아군 "반군에 점령된 마을 6곳 수개월만에 탈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동부 파푸아 주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교전을 벌이면서 현지 주민 100여 명이 정글로 몸을 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4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군과 경찰은 지난 2일부터 파푸아 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금·구리 광맥인 그래스버그 광산 주변 마을들을 반군으로부터 탈환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무하마드 아이디 인도네시아군 대변인은 "군경 합동 작전을 통해 틈바가푸라 지역 내 6개 마을을 반군으로부터 해방했다. 반군들은 마을에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병사 한 명이 총탄에 맞아 숨졌으며, 반군은 2명이 사살되고 수십 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인 자유파푸아운동(OPM) 산하 파푸아해방국민군(TPN-OPM)은 반군 대원 2명이 숨진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네시아군 병사는 28명이 사살됐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마을을 점거하고 주민들을 인질로 삼았다는 인도네시아군의 발표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TPN-OPM 지휘관인 헨드릭 와망은 "이 마을들은 우리 마을이고 우리의 고향"이라면서 "마을에 난 화재도 인도네시아군의 포격 때문에 발생했고, 이로 인해 10살 어린이가 불에 타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인도네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주민 100여 명이 정글로 피난했으며,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래스버그 광산을 운영하는 미국 광산기업 프리포트-맥모란 소유의 병원과 학교 등을 반군이 불태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시설은 인도네시아가 파푸아 어린이들을 세뇌할 목적으로 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푸아 반군들은 작년 8월부터 그래스버그 광산을 드나드는 차량에 총격을 가하는 등 산발적인 공격을 벌여왔으며, 같은 해 11월부터는 아예 인근 마을을 점거한 채 광산 운영을 방해해 왔다.

이들의 목적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활동자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광산 운영을 방해하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스버그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 금광이자 두 번째 규모의 구리 광산으로 꼽힌다. 이 광산은 2016년 한 해에만 구리 48만2천t과 금 30.1t, 은 82t을 생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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