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겨냥한 엘리엇은…3년전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반대
<YNAPHOTO path='C0A8CA3D000001628E65D08700200401_P2.jpeg' id='PCM20180404002925887' title='현대자동차와 엘리엇 매니지먼트(CG)' caption='배경은 [연합뉴스TV 제공], 로고는 [각사 제공=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4일 현대자동차그룹에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미 삼성과의 인연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다.
엘리엇이 국내에서 주목받은 결정적 계기는 2015년 5월 당시 진행 중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삼성은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의 주식 0.35주와 삼성물산 주식 1주를 교환하는 합병을 결정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며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엘리엇은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하며 합병 절차에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삼성 손을 들어주며 엘리엇의 이런 '도발'은 수포가 됐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579E329AF90000742E_P2.jpeg' id='PCM20161007015400038' title='삼성, 엘리엇 매니지먼트 (CG) [연합뉴스TV 제공]' caption=' ' />
결과적으로 주주 친화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 소액주주의 권익 보장을 제도화하는 역할을 했다.
합병된 삼성물산은 거버넌스위원회를 두고 주주와의 소통, 주주권익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과 엘리엇의 악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6년 10월에는 엘리엇의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이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의 분사와 특별배당 등을 요구하면서 삼성전자를 바짝 긴장시켰다.
엘리엇 측은 ▲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 나스닥에 각각 상장하고 ▲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하며 ▲ 주주를 위해 700억 달러(당시 약 78조원)에 이르는 현금 중 30조원(주당 24만5천원)을 특별배당을 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한 달 뒤인 11월 이 같은 엘리엇의 제안 중 상당 부분을 수용했다.
2015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했던 것에서 나아가 2016년과 2017년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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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배당 규모도 전년보다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고, 글로벌 기업 출신의 사외이사도 한 명 이상 추천하겠다고 했다.
지주회사 전환의 경우 당시 '6개월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듬해 4월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수용하지 않았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폴 싱어가 1977년 창립한 헤지펀드다. 사명은 싱어 회장의 가운데 이름(Elliott)에서 따온 것이다.
엘리엇은 경영 전략 변경이나 사업부 매각·분사 등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편 등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평가된다.
대체로 대량의 주식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된 뒤 경영에 적극 관여해 기업과 보유주식의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을 편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결국 엘리엇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을 타깃으로 삼아 수익 극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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