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세르비아 분쟁에 6분 느려졌던 유럽 디지털시계 정상화

입력 2018-04-04 10:02
코소보-세르비아 분쟁에 6분 느려졌던 유럽 디지털시계 정상화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에 있는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에너지 분쟁으로 약 6분 느려진 유럽 디지털 시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통합전력망 운영기관인 유럽송전시스템운영자네트워크(ENTSO-E)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력 주파수로 작동하는 유럽의 디지털 시계가 제시간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이 기관은 "ENTSO-E 가입국들이 그 상황을 정상으로 복원하고자 집단보상 제도를 이행했다"며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에너지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디지털 시계는 시간을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전력망의 메인 주파수를 이용한다. 이러한 디지털 시계는 알람 시계와 전자레인지, 라디오 등 전자기기와 연동돼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중순~3월 전력부족으로 유럽 송전망의 표준 주파수가 50Hz에서 49.996Hz로 떨어지면서 디지털 시간이 6분가량 늦어졌다. 디지털 시계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주파수가 떨어지면 인식하는 시간도 늦어진다.

이번 전력부족은 코소보가 자체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코소보 전력망의 안정적 균형을 담당하는 세르비아가 이러한 전력 부족분을 채우지 않으면서 디지털 시차 문제로 이어진 것이다.

ENTSO-E는 "유럽 전역의 메인 주파수를 표준으로 복원시켰고 3월 평균 주파수를 50.01Hz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코소보 내 전력망 소유권을 두고 지금도 분쟁을 겪고 있다. 양국의 전력망은 유럽 다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은 2015년 전력망 운영에 합의했어도 코소보 내 전력망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코소보 북부 지역의 세르비아계 주민은 코소보의 국가기관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전기세 납부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코소보 전력망 운영기관인 KOSTT는 ENTSO-E 가입국 자격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세르비아 측이 이를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바니아계 무슬림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코소보는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수만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된 내전을 맞기도 했다.

현재까지 110여개 국가가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승인했으나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의 일부로 여기는 세르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스페인, 그리스 등으로부터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소보는 유럽연합(EU)과 유엔 등에 가입해 제대로 된 나라로 평가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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