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재선 후 터키로 첫 해외방문…에르도안과 공조 과시(종합2보)
시리아·방공미사일 공급 등 논의…"S-400 내년 7월부터 앞당겨 공급키로"
5일에는 이란 대통령도 합류해 3자회담…시리아 주도권 강화 모색
(이스탄불·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유철종 특파원 김영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터키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터키 악쿠유 원자력발전소 기공식 현장을 영상으로 지켜보며 양국 공동 프로젝트가 첫삽을 뜨게 된 것을 축하했다.
터키 남부 메르신주(州) 악쿠유에 건설되는 원전은 터키 첫 원전으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스아톰이 수주했다.
악쿠유 원전은 VVER-1200 원자로 4기를 갖추고, 초기 발전용량 4천800㎿로 건설된다. 사업비는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 사업은 터키 경제 발전의 새로운 단계를 여는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목격하고 있다"고 축사하고, "우리는 러시아와 수많은 전략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시리아내전에서 서로 반대편을 지원했으나 자국 이익을 위해 손을 잡았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재선 성공한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터키를 방문해 갈수록 확대되는 양국 협력관계를 대내외에 드러냈다.
이번 방문에서 양국은 시리아 사태, 러시아제 방공 미사일 S-400 공급, 에너지 협력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터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의 우려에도 S-400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 중에 S-400을 도입한 나라는 없는 상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S-400 도입에 대해 합의했다"며 무기 도입을 공식화하고 "그 외 다른 방어 무기 체계 도입에서도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마침내 S-400 공급가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다"면서 "공급 일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애초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부터 S-400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 방위산업 담당 비서는 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체결한 협정에 적시됐던 S-400 미사일 도입 날짜를 2019년 7월로 옮겼다"고 밝혔다.
양국이 미사일 공급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앞당기기로 합의했음을 밝힌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터키의 이번 S-400 구매 가격은 총 20억 달러(약 2조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전 등 시리아의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공동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5일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합류해 시리아 사태 해소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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