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여성인력 활용 관심…'일·가정 양립' 필요성 거론도
북한 경제학술지에 관련 논문…"사회적 노동 참가 대책 세워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사회가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 일종의 '일·가정 양립' 방안 등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논문이 최근 북한 경제학술지에 실려 관심을 끈다.
올해 1월 발간된 계간지 '경제연구' 2018년 제1호에 실린 '가정부인 노력(勞力·인적자원)과 그 특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노력, 그 가운데서도 가정부인(주부) 노력을 정확히 장악하고 효과 있게 이용하는 것은 나라의 긴장한 노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절실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노력'(勞力)이라는 용어는 노동력, 인적자원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논문은 "오늘 여성노력을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광범히 인입하는 것은 긴장한 노력문제를 풀고 근로자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며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그들의 혁명화, 노동계급화를 다그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정을 가진 여성노력을 적극 동원 이용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자면 그들에게 가정을 돌보면서 사회적 본분도 다할 수 있도록 가정을 가지지 않은 여성노력에 비하여 보다 유리한 환경과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 인민반에 있는 가정부인 노력을 정확히 장악하고 그들을 사회적 노동 활동에 적극 참가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들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혼 여성의 사회진출을 지원할 대책 마련에 최근 북한도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그러나 논문은 '가정을 돌보는' 일을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간주하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고, 남성의 가사 분담을 비롯해 일하는 여성의 실질적 부담 경감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통일연구원은 2016년 발간한 '북한 여성·아동 인권 실태' 자료에서 북한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사회 노동의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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