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수술비 5년새 22%↑…'메디푸어' 우려 커져"

입력 2018-04-03 12:00
"건당 수술비 5년새 22%↑…'메디푸어' 우려 커져"

생명보험協 "CI·GI보험으로 대비"…까다로운 보장조건 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2016년 심장수술과 관상동맥우회수술은 한 번에 2천700만원을 냈다. 뇌기저부수술도 1천500만원을 내야 했다.

3일 생명보험협회가 '2016 주요수술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심장수술의 건당 평균 비용은 2011년 1천600만원이던 게 5년 만에 73.2% 상승했다.

심장수술을 포함한 33개 주요수술의 평균 비용은 이 기간 225만원에서 275만원으로 50만원(22.0%) 비싸졌다.

'고액 수술'에 대한 지출이 커지면서 가계의 의료비 부담을 보여주는 민간 의료비는 2008년 27조5천억원에서 2016년 54조6천억원으로 약 2배가 됐다.

생보협회는 "환경변화, 고령화, 치명적 전염병, 미세먼지 등으로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지고, 의료 신기술·장비 도입으로 의료비가 매우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로 '고액암'에 해당하는 백혈병은 2005년 2천347명에서 2015년 3천242명으로, 뇌·중추신경암은 같은 기간 1천605명에서 1천776명으로 환자 발생이 늘었다.

또 뇌졸중 진료가 42만8천609명에서 56만625명으로, 급성심근경색도 6만5천287명에서 9만3천383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1인당 1천만원을 넘는 고액 환자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6%로 집계됐다.

이 같은 치명적 질병이 발병하면 막대한 수술비 부담에 가계가 휘청여 '매디푸어(Medi-poor)'로 전락할 수 있다고 생보협회는 지적했다.

생보협회는 "이런 경우에 대비해 CI(Critical Illness)보험이나 GI(Gerneral Illness) 보험을 잘 골라 가입해두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CI보험은 종신보험과 CI 보장을 결합한 상품이다. 중대한 질병·수술 치료비로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한다.

암, 심근경색, 뇌졸중, 말기신부전, 5대 장기(심장·간장·폐·신장·췌장) 이식, 화상, 말기 간·폐질환을 보장하는 게 CI보험, 이 중 일부를 보장하거나 지급조건을 다소 완화한 게 GI보험이다.

생보협회는 최근 CI·GI보험이 기존에 보장하지 않던 갑상샘암·제자리암뿐 아니라 만성질환과 합병증으로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선지급금도 가입금액의 50∼80%에서 100%까지 늘리고 있고, 해지환급금을 줄인 '저해지환급형'으로 고르면 보험료를 최대 35% 할인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보장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질병 종류에 따라 보험금이 나가는 일반 상품과 달리 CI보험은 질병 종류에 심도(深度)까지 따져 보장 여부를 판단한다.

가령 암은 '악성 종양이 존재하고, 주위 조직으로 침윤·증식'이 특정돼야, 뇌졸중은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이 있어야 한다. 화상도 3도 이상에 신체 표면적의 20% 이상일 때 보장한다.

생보협회는 "상품별 보장이 조금씩 달라 협회 홈페이지 공시실 등에서 보장 내용과 보험료 등을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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