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 섭외 뒷얘기…"싸이는 그림 튀어서, 방탄은 일정탓"

입력 2018-04-02 16:22
수정 2018-04-02 17:36
평양공연 섭외 뒷얘기…"싸이는 그림 튀어서, 방탄은 일정탓"

정부지원단 관계자 밝혀…"서현, 삼지연 공연 때 조건 응해줘"



(평양=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이은정 기자 = 정부는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싸이는 이쪽(북측)이 생각하는 그림에 튀어서, 방탄소년단은 일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고 출연진 섭외 뒷얘기를 밝혔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방북단 숙소인 고려호텔 남측 기자단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합류를 희망했던 가수로 싸이를 꼽으며 "이쪽이 생각하는 그림이 있고 그 그림에 너무 튀는 것 아니냐(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룹 방탄소년단 섭외에 대해서는 "일정 때문에"라고 짧게 답했다.



당초 우리 예술단의 명단이 공개되자 일각에서 지금의 대중음악 시장을 반영할 K팝 대표 주자인 싸이와 방탄소년단이 합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고, 실제 정부는 그중 싸이의 합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북측이 난색을 표해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이전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남녀 아이돌 그룹이 한팀씩 포함됐던 전례가 있어 레드벨벳 외에 보이그룹의 합류가 점쳐졌고, 방탄소년단에 대한 소문이 암암리에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무대에 오른 서현의 출연 과정을 예로 들면서 싸이의 불발 배경이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 때 왜 서현 씨였나. 여러 가수에게 제안했는데 저희 조건으로 하겠다는 분이 서현 씨였고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은 본인 노래를 못하고 삼지연관현악단의 고유 레퍼토리에 맞춰 두 곡을 하는 것이었다"며 "서현 씨 외에 다른 보컬들은 본인 노래를 한 곡 넣어달라는 조건이 있었다. 양측 다 일리 있다고 본다. 삼지연관현악단 쪽은 전체 구성한 곡에 (우리가) 들어가는 것이니 망칠 수 없다고…"라며 싸이도 마찬가지로 북측이 생각한 그림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에둘러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준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삼지연관현악단에서 남측 국민 정서를 반영해 부른 노래를 불렀던 분들, 평양 (공연) 경험 있는 분들,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리스트를 만들었다"며 가수들이 각자의 일정을 어렵게 조정해 참여해줬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친 우리 예술단은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공연을 선보인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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