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제주4·3추념식 봉행…盧 이후 12년만에 대통령 참석(종합)

입력 2018-04-03 12:12
70주년 제주4·3추념식 봉행…盧 이후 12년만에 대통령 참석(종합)

문대통령 "4·3 완전해결 약속" 유족 위로…'잠들지 않는 남도' 첫 공식 합창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전지혜 기자 = 제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를 주제로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은 대통령 내외 헌화·분향, 국민의례, 순국선열·호국영령·4·3영령에 대한 묵념, 추념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여야 지도부와 국회의원, 각계 인사 등 1만5천여 명이 참석해 4·3 영령을 추모했다.

대통령이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현직 대통령이 4·3에 대해 제주도민에게 사과한 것은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3 미해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개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고, 특별법 개정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절박함이 있다. 국가 입장이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답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350여 명이 희생된 북촌 사건을 소재로 소설 '순이삼촌'을 써 4·3을 전국에 알린 소설가 현기영이 추모글을 낭독했다.

또 제주에 이주한 가수 이효리가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추모 시를 낭독했고, 가수 이은미는 '찔레꽃'을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행사 말미에는 4·3 유족 50명으로 구성된 4·3평화합창단이 제주도립·시립합창단과 함께 4·3의 아픔을 그린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처음으로 합창했다.

추념식이 끝난 뒤에는 유족과 도민, 국내외 참배객들이 헌화·분향하고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 등을 돌아보며 영령의 명복을 빌었다.

식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도 전역에서는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도민들이 4·3 영령을 추념할 수 있게끔 하려는 취지로, 올해 처음으로 진행됐다.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부산, 광주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

정부는 4·3이 발발한 4월 3일을 2014년 국가 기념일인 '제주 4·3희생자추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의례로 추념식을 봉행하고 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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