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재팬패싱' 피하러 미국行…17~18일 트럼프 별장서 회담(종합2보)

입력 2018-04-03 00:10
수정 2018-04-03 09:30
아베, '재팬패싱' 피하러 미국行…17~18일 트럼프 별장서 회담(종합2보)



트럼프에 "김정은에 '일본인 납치' 얘기해 달라"…철강 관세부과 제외 요청할듯

아베, 북일회담 타진 성과없자 "안달할 필요 전혀 없다…압력 계속 걸 것"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7~20일 미국 플로리다 주를 방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17~18일 이틀간 정상회담을 한다.

아베 총리는 2일 여당인 자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상회담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방미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5월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일간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북한에 일본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가능한 전 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아베 총리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타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간접 대화를 시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총재 외교특보와 관저에서 만나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안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하며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목매지 않을 생각임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쪽으로부터 (대화를) 요구해 올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압력을 계속 걸어왔다. 앞으로도 그 방침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도 말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쪽과 접촉하고 있지만 협상이 잘 풀리지 않아 북한을 압박하거나 향후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핑곗거리를 만드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역시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며 알하며 "(북한과의 대화에) 안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일본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말하는 평론가가 있지만,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측의 희망 사항을 대신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다뤄달라고 직접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 "과거의 교훈을 돌아보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미사일 폐기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초순 북미정상회담 개최 추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북한 문제와 관련한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이 일자 아베 총리는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정이 맞지 않아 방문 시기를 중순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도 다음 달 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본산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한국과 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등에 대해서는 철강 등의 수입관세를 유예했지만 일본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부과 대상국에 포함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사학스캔들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문제와 관련해 "문제점을 씻어내겠다. 공문서 관리 체계를 바꾸는 데 힘쓸 것"이라면서 문서 조작이 자신을 비롯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잘못임을 다시 강조했다.

<YNAPHOTO path='PYH2018032615400034000_P2.jpg' id='PYH20180326154000340' title='북일 정상회담 추진 질문받는 아베' caption='(도쿄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사진)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과는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 등 여러 수단을 통해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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