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지방선거 당내 경쟁 개막

입력 2018-04-02 11:49
민주,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지방선거 당내 경쟁 개막

릴레이 면접, 송곳질문에 '진땀'…"공천이 곧 당선이란 자만 안돼"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싸움 '팽팽'…각 지역 단일화 흐름 주목

김경수 오후 출마발표…경남지사 예비후보들 '원팀선언' 할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심사를 하면서 본격적인 당내 경선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심사는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 49명이 지역별로 순서를 정해 한 명씩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성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심사 전 모두발언에서 "선거 초반부터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데 공천만 받으면 곧 당선이라는 자만을 해서는 안 된다"며 "혼탁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 우리는 '원팀'이니 네거티브를 하지 말아달라"라고 강조했다.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벌어지며 면접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첫 순서로 면접을 치른 팀은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었으며, 박영선 의원·박원순 서울시장·우상호 의원 순서로 심사장에 들어갔다.

이들은 면접 직후 기자들을 만나 송곳 질문에 진땀을 뺐다면서 "(짧은 시간에도) 물어볼 건 다 물어보더라", "빡세게(깐깐하게) 질문을 많이 하더라" 등의 소감을 남겼다.

박 의원은 심사장에서 나와 "서울이라는 도시에 관한 전문적 질문과 시정철학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다"며 "제가 도시지리학을 전공한 만큼 미세먼지·쓰레기 대란 등에 대한 대안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왜 결선투표 실시를 주장하느냐'는 질문도 있더라. 당에서 50% 넘는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서야 본선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과거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것과 관련해 '양보론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저는 민주당 후보이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3선 시장으로 보여줄 것이 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세계적 도시를 봐도 시정과 시민의 문제는 연속성과 확장성이 중요하다'는 답을 했다"며 "저는 시정을 한시라도 돌보지 않을 수 없어 시장직을 유지하며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학생운동 지도자의 이미지가 있는데 새로운 이미지 전략이 뭔지 묻더라"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리더십, 촛불혁명 이후 첫 선거에서 세대교체·정치교체를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또 "미세먼지 대책도 물어봤고, 발생원인과 대책에 대해 소상히 답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면접심사 전 별도로 모여 '정책 TV토론'을 하자는 합의를 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세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서는 안 위원장에 대한 견제구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안 전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제가 협상팀장으로 안 전 대표를 포기하도록 한 바 있다. 1승을 거둔 것"이라며 "김 전 지사는 이념적으로 치우친 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안 전 대표는 깊은 신뢰를 쌓아왔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단에 대해서는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 이후 세월이 흐르며 당적도, 서 있는 위치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최근 안 전 대표와 설전을 벌인 일을 언급하며 "그분이 학생운동의 순수성에 대해 언급한 것에 분노했다. 저에게 그럴만한 위치가 아닌 것 같다"며 "문 대통령도 민주화 운동의 동지인데 문 대통령에게도 운동의 순수성을 팔아먹고 정치권에 왔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면접 후에는 경기·인천·강원 등의 순으로 오후 9시까지 릴레이 면접이 이어진다.

특히 오후 7시 경남지사 예비후보 면접이 시작되기 전에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수 의원의 출마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 의원은 지난 주말 공민배·공윤권·권민호 예비후보들을 만나 의견을 조율했으며, 이날 오후 최종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팀으로 경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다"며 김 의원이 사실상 단일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가 사실상 결선투표를 치르지 않기로 방침을 굳힌 가운데 경남지사의 사례를 촉매제로 다른 지역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서울·경기·광주 등에서의 단일화 여부가 관심을 끈다.

민주당은 면접심사를 마치면 앞서 진행한 서류심사 결과와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단수공천 내지 경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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