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행진' 온라인쇼핑업계, 올해는 '죽음의 계곡' 탈출하나

입력 2018-04-02 06:01
수정 2018-04-02 07:39
'적자행진' 온라인쇼핑업계, 올해는 '죽음의 계곡' 탈출하나



작년 영업손실 7천억∼8천억원대…전년보다 감소 전망

이번주부터 실적 발표…"올해 '치킨게임' 희비 갈릴 것"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매년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온라인쇼핑 업계가 지난해에도 7천억∼8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주요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이번 주 위메프를 시작으로 잇따라 작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이 경쟁하는 전자상거래 업계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던 전년보다는 소폭 감소한 7천억∼8천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수년째 주요 업체 중 가장 큰 적자 폭을 기록 중인 쿠팡이 지난해에도 5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고, 11번가의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감소한 1천여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 관계자는 "회사 방침상 공시 전까지는 구체적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지난해 매출 규모는 전년보다 1조원가량 늘어나 거의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매출 대비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11번가는 별도의 독립 법인이 아니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매출 6천여억원, 영업손실 1천여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전사 경영전략상의 이유로 11번가를 비롯한 개별사업부문 매출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격적 마케팅으로 실적이 상당폭 개선된 11번가는 내년을 '흑자 전환 원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흑자 전환이 목표인 티몬은 지난해 매출 약 3천500억원, 영업손실 약 1천1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메프는 매출 4천여억원, 영업손실 400여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업계 시장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4천억원 중후반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손실도 전년보다 감소한 4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 가능성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9천억원대,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600여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그동안 누적된 적자규모, 녹록지 않은 투자유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탈출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명확히 가려질 전망"이라며 수년간 지속된 '치킨게임'의 희비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assi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