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가짜뉴스 최고 형량 10년→6년 낮춘 이유는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거나 퍼트리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강력한 법안을 추진하던 말레이시아 정부가 인권단체와 야당의 반발에 한 발짝 물러섰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잘리나 오스만 말레이시아 법무부 장관은 정부가 각 정당의 의견을 고려해 '가짜뉴스 방지 법안'(가칭)의 법정 최고 형량을 징역 10년에서 6년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짜뉴스 생성·유포자에 대한 정의도 바꾸기로 했다. 최초 발의한 법안에서 '고의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유포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이를 '악의적으로'라는 문구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26일 가짜뉴스 방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초 법안은 전부 또는 일부가 잘못된 다양한 형태의 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보고서 등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하거나 퍼트리면 최고 징역 10년 또는 13만 달러(약 1억4천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거나 둘 다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말레이시아나 그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 외국인도 예외를 두지 않고 처벌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이런 강력한 가짜뉴스 방지 법안이 알려지자 인권단체와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로로 한 나집 라작 현 총리의 천문학적인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미 법무부는 1MDB에서 2009∼2015년 45억 달러(4조8천억 원)가 횡령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나집 총리는 일관되게 비자금 조성을 부인해왔다.
또 야당은 이 법안이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여당의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 의혹 등에 대한 차단막 성격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말레이 의회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최근 논란이 된 새 선거구를 확정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지역 대표인 브래드 애덤스는 AFP통신에 "말레이시아의 가짜뉴스 방지법은 정부 측이 싫어하는 모든 뉴스를 차단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며 "가혹한 처벌과 광범위한 적용 범위로 말레이시아에 대한 전 세계적 논의를 통제하려는 대담성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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