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격테러범 아내에 무죄평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총격 사건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2016년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범 오마르 마틴의 아내 누르 살만(31)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졌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만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를 추종한 남편 마틴에게 물질적 지원을 하고 그의 범행에 관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 진술한 혐의(사법방해)로 기소됐으며, 지난해 1월부터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펄스 나이트클럽 사건은 2016년 6월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해 ISIS에 충성을 맹세한 마틴이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클럽인 펄스에서 AR-15 반자동 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49명이 사망하고 53명이 부상한 참사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총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미국 내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됐다.
총격범 마틴은 경찰의 대응 사격에 숨졌다.
CNN은 누르 살만 사건을 심리한 배심원단이 12시간의 장고 끝에 그녀에게 무죄를 평결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흘간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살만이 테러 범행을 인지했는지와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살만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검찰은 "살만은 마틴이 AR-15 소총에 장전하기 위해 탄약을 구입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남편과 함께 디즈니월드 쇼핑센터 등지로 테러 장소를 물색하려 다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그러나 "살만이 남편의 범행 동기를 전혀 알지 못했고 남편에게 학대를 당해왔다"면서 "그녀는 공모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총격범 마틴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이고, 아내 살만은 팔레스타인 출신이다.
앞서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마틴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이 FBI의 비밀정보원으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마틴의 테러를 미리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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