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결산] ① 남녀 챔프 대한항공·도로공사 '반백 년 한풀이'

입력 2018-03-31 07:00
[프로배구 결산] ① 남녀 챔프 대한항공·도로공사 '반백 년 한풀이'

대한항공, 창단 49년 만에 첫 메이저 우승…도로공사도 48년 만에 축배

전력평준화로 남자 챔프전 우승팀 4개로 늘어…여자는 전 구단 우승 경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도드람양돈농협을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로 맞이한 프로배구 2017-2018시즌은 무관의 설움을 날린 새로운 남녀 챔프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다.

먼저 끝난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가 창단 48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도로공사는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봄 배구' 단골손님 IBK기업은행을 시리즌 전적 3전 전승으로 따돌리고 통합우승과 함께 2005년 프로 출범 후 14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에 키스했다.

이어 30일 남자부 대한항공이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을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따돌리고 역시 프로 무대에서 첫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에서 8번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를 꺾은 데 이어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을 안긴 현대캐피탈에 1년 만에 멋지게 설욕하며 마침내 챔프에 올랐다.

1969년 창단한 대한항공 역시 실업 배구 시절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년 가까이 우승권을 맴돌다가 마침내 기다려 온 우승컵을 안은 대한항공과 도로공사는 해피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도로공사는 4수 끝에, 대한항공은 5수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올 시즌 남자부 7개 팀 중 '명가' 삼성화재 출신이 5개 팀의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우승의 영광은 백전노장 박기원(67) 대한항공 감독에게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곽승석과 정지석이라는 최고의 리시브 실력을 갖춘 레프트를 보유한 덕분에 경쟁팀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한 팀에서 최대 2년만 뛸 수 있다는 규정 탓에 이별이 예정된 밋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는 폭발적인 서브와 타점 높은 공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조종했다.

행운의 여신도 대한항공을 향해 미소 지었다.

현대캐피탈은 허리 디스크 증세 악화로 세터 노재욱을 잃고 챔피언결정전 3∼4차전에 임했다. 코트 사령관이 없는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적수가 되지 못하고 2경기 연속 세트 스코어 0-3이라는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도로공사는 수년째 튼실한 전력보강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 등 베테랑과 센터 배유나를 차례로 영입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박정아를 데려와 화룡점정을 이뤘다.

여기에 이바나 네소비치(세르비아)가 가세해 도로공사는 공수 조직력에서 다른 5개 팀을 압도했다.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에서 10-14로 뒤져 패배 직전에 몰렸다가 대역전승을 일궜고 여세를 몰아 두 경기도 내리 잡아내며 기업은행의 백기를 받아냈다.

활발한 선수 이적으로 이번 시즌은 어느 때보다 전력 평준화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 시즌 챔피언인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이 나란히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흥 강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남자부 7개 팀 중 챔프전에서 축배를 든 팀은 삼성화재(8회), 현대캐피탈(3회), OK저축은행(2회), 대한항공 등 4개 팀으로 늘었다.

여자부에선 도로공사의 우승으로 모든 팀이 한 번씩은 챔프전 우승을 일궜다.

각 구단 사령탑은 잠깐의 휴식을 즐긴 뒤 5월 초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준비한다.

또 전력보강을 위한 FA 영입과 트레이드 전략 수립에 집중할 참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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