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축포 터뜨린 대한항공…선수들, 얼싸안고 기쁨 나눠
주전 세터 한선수 눈물 '펑펑'…박기원 감독, 높이 솟아 주먹 '불끈'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에는 유독 프로는 물론이고 고교나 대학 등 아마 무대에서도 우승해보지 못한 선수가 많다.
주전 세터인 한선수와 레프트 곽승석, 정지석 등이 그렇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2017-2018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대한항공 선수들은 행복을 만끽하면서도 다소 얼떨떨해하는 모습이었다.
2007년 대한항공에 입단한 이래 그동안 숱하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한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선수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해 우승을 확정한 직후 곽승석을 끌어안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엉엉 울었다.
대한항공 공격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는 정지석과 얼싸안으며 껑충껑충 뛰었다.
대한항공 사장이기도 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는 경기 내내 대한항공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직후 벌떡 일어나서 코트 아래로 내려가더니 선수들을 껴안고 박 감독과 악수했다.
선수들은 'CHAMPION' 글자가 선명한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착용하고는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위 아 더 챔피언' 노래를 들으며 기쁨을 누렸다.
한선수와 가스파리니 등은 아빠의 우승 장면을 보러 온 딸을 껴안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패장 최태웅 감독은 승장 박기원 감독에게 꽃다발을 주며 축하한 뒤 대한항공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악수했다.
조 총재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한선수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넸다.
한선수는 박 감독, 가스파리니, 곽승석과 함께 트로피를 치켜들며 그동안의 준우승 설움을 떨쳐냈다.
선수들의 헹가래로 하늘 높이 솟은 박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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