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좀 벗었으면'… 황사·미세먼지에 이젠 꽃가루까지

입력 2018-03-31 07:15
'마스크 좀 벗었으면'… 황사·미세먼지에 이젠 꽃가루까지

3월 하순 미세먼지 농도↑…주의보 발령횟수 지난해 2배

기상청 4월부터 '꽃가루위험지수' 제공…"마스크 착용해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혹한이 지나고 포근한 봄이 찾아왔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미세먼지가 5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당장 4월부터 황사에 꽃가루까지 흩날릴 것으로 보여 마스크는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31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한 달간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는 전국적으로 모두 48회 발령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9회)의 2배를 웃돈다.

3월 중순까지(1∼20일)만 해도 PM-2.5 주의보 발령횟수는 14회로, 작년 같은 기간(17회)보다 적었다. 하지만 하순 들어 PM-2.5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발령이 잦아졌다.

바람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데다 대기정체로 국내 미세먼지까지 쌓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서울과 경기의 PM-2.5 하루 평균 농도는 각각 99㎍/㎥, 102㎍/㎥였다. 이는 PM-2.5를 체계적으로 관측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 때문에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는 26∼27일 이틀간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첫 시행일인 작년 12월 30일 이후 이틀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건 올해 1월 17∼18일 이후 두 번째다.

초미세먼지도 지름이 큰 황사도 대기환경 악화 '복병'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관측되지 않았지만, 이미 황사가 국내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봄철(3∼5월)로 접어들어 언제든 몰려올 수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해 3월에는 황사가 관측되지 않았고, 4∼5월에만 2017년 전체 관측일수(10일)의 절반이 넘는 6일이나 황사가 관측됐다.

특히 올해는 늦봄으로 갈수록 황사가 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학적 조건으로 황사의 발원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황사를 우리나라로 실어올 수 있는 북서기류가 봄철 전반에는 다소 약하다가 후반 들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초미세먼지는 5월까지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황사도 통계적으로 봤을 때 3월보다는 4∼5월에 더 많이 발생하는 만큼 지금부터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개화기인 4월부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더욱 세심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반 센터장은 "미국 환경보호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꽃가루가 늘고 있어 알레르기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면서 "꽃가루는 입자가 커 알레르기 환자들은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쓰면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4월부터 홈페이지(http://www.weather.go.kr/weather/main.jsp) '생활과 산업' 코너를 통해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발표한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매우 높음'부터 '낮음'까지 4단계로 나뉘는데, '높음' 이상이면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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