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한달 앞으로…관계기관 '촉각'

입력 2018-04-01 08:02
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한달 앞으로…관계기관 '촉각'

일본측, 한일관계 우려된다며 정부에 협조 요청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지역 시민단체가 노동절인 오는 5월 1일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바로 옆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우기로 한 것을 두고 부산시와 일본 영사관 등 관련 기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1일 "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치와 관련해 부산시에 오는 3일 오전 서병수 시장과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부산운동본부는 면담이 성사되면 부산시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소녀상이 세워져 있는 일본 영사관 앞에 세울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면담에 앞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배경과 추진 경과 등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운동본부는 지난해부터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우기 위한 시민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6천만원이 넘게 모였고 오는 13일까지 8천만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는 "(노동자상이 설치될) 영사관 앞터는 부산시 소유이기 때문에 시에 정식으로 설치 협조 요청을 할 생각"이라며 "서 시장이 여러 차례 소녀상을 불법 조형물로 취급했기 때문에 노동자상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산시는 이들의 면담 요청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시의 답변을 듣지 못하더라도 노동자상 설치를 계속 추진한다는 생각이다.

부산운동본부는 5월 1일 오후 2시 5천명 규모의 집회와 함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영사관 측은 시민단체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시기가 다가오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영사관 측은 최근 외교부에 한일 관계 악화 우려를 이유로 시민단체가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사관 관계자는 "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후 한일 관계가 더욱더 좋지 않게 흘러간 측면이 있다"며 "영사관 앞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는 것 또한 한일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일본영사관 담이 높아지고 폐쇄회로(CC) TV가 추가로 설치되는 등 보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영사관 측은 "보안에 관련된 것은 답할 수 없다"며 보안 강화 이유에 대해 대답을 피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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