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 990원 '세일'…국민 먹거리 삼겹살값 하락세 끝?
돼지 사육 마릿수 증가로 소매가격 1년새 7.9% ↓
봄철 소비 증가·구제역 확산 땐 가격 반등할 수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국민 먹거리' 돼지고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1년새 7.9% 하락하면서 저렴하게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어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봄나들이 철인 4월에 접어들면서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구제역 파동으로 살처분이 늘게 되면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돼지고깃값 하락은 사육 마릿수가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현상이다. 유통업계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삼겹살 소매 가격은 100g당 평균 1천76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 1천911원에 비해 7.9%(151원) 내렸다.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삼겹살이 100g당 2천5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세일에 나서면서 990원에 파는 마트도 있다.
100g당 목살 부위는 1천781원으로 1년 전보다 6%(115원) 내렸고, 갈비나 앞다릿살도 2∼3% 떨어졌다.
도매시장의 ㎏당 돼지 경매 가격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30일 기준 4천429원인데, 1년 전 4천608원보다 3.9%(179원) 하락했다.
돼지고깃값의 지속적인 하락은 사육 마릿수가 전국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어미 돼지는 1년 전보다 1.4∼3.4% 많은 100만∼102만 마리로 추정된다.
새끼돼지 생산이 늘면서 사육 중인 돼지 총 마릿수도 작년 이맘때보다 1.6∼3.6% 많은 1천50만∼1천70만 마리에 달한다.
가격 하락세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오는 9월께 총 사육 마릿수가 1천80만∼1천110만 마리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러나 가격 상승 요인도 있다.
나들이 인파가 몰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는 돼지고깃값이 들썩이기 마련이다.
지난해에도 3월 31일 기준 100g당 1천831원 하던 삼겹살 소매가격이 불과 1주일 만인 4월 7일 1천992원으로 올랐고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7월 26일 2천427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구제역 역시 돼지고깃값을 반등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경기 김포의 돼지농장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전국의 양돈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도 전국의 비접종 지역 돼지를 대상으로 A형 백신 접종에 나섰다.
항체 형성률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는 백신 접종 후 2주일 후이다. 이달 중순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제역이 확산, 살처분이 늘면 사육 마릿수가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축산당국의 한 관계자는 "구제역 유형이 그동안 돼지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A형이라는 점이 다소 불안하지만 전국적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돼지고깃값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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