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방심한 사이에" 길 잃은 70대 치매 노인 무사 인계
보호자 생업 때문에 노인보호센터서 돌보다 그만…가슴 쓸어내려
(횡성=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노인보호센터 도우미가 잠깐 방심한 사이에 길을 잃고 헤매던 70대 치매 노인이 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이 노인은 보호자가 생업때문에 주간에는 노인보호센터에 맡겨 돌보던 중 잠시 방심한 사이 일이 벌어져 보호자와 도우미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30일 횡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7시 38분께 횡성군 횡성읍의 한 아파트 지하 1층에서 A(78·여)씨가 길을 잃고 서성이는 것을 주민 B씨가 발견했다.
B씨는 "처음 보는 할머니가 서성거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출동한 이종성 경위와 조관호 경사는 인적 사항을 차근차근 물었으나 A씨는 자신의 이름 이외에는 기억하는 것이 없었다.
A씨가 치매 노인이라고 판단한 이 경위 등은 A씨의 이름을 토대로 2시간여에 걸친 탐문 끝에 횡성군 공근면에 사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찾아간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웃 주민을 수소문 끝에 A씨를 돌보는 남동생과 겨우 연락이 닿아 뒤늦게나마 무사히 인계할 수 있었다.
확인 결과 A씨를 돌보는 남동생(74)은 생계를 위해 자주 집을 비웠다.
그때마다 치매 증상이 있는 A씨는 노인보호센터에서 맡겨졌다. 노인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노인들은 저녁에는 보호자가 있는 곳으로 귀가한다.
그러나 이날 A씨 남동생의 늦은 귀가로 A씨를 돌볼 사람이 없었다.
이에 노인보호센터 도우미가 A씨를 자신의 아파트로 데리고 가 돌보던 중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파트를 나섰다가 길을 잃었다.
A씨는 치매 환자로 등록되지 않아 배회감지기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위는 "만일을 대비해 치매 노인으로 등록 후 배회감지기 등을 착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며 "배회감지기가 없다면 보호자의 연락처가 있는 인식표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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