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독립 지지' 배우 출연 영화 상영금지…대만 '발끈'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이 대만의 분리 독립에 공개 지지하던 대만 배우가 출연한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대만 측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배우 커위룬(柯宇綸·40)이 주연으로 출연한 대만 영화 '조니를 찾아서'(强尼·凱克)에 대해 최근 상영금지 조치를 취했다.
중국 배급사 측은 지난 2014년 반(反)중국 학생 운동이었던 '해바라기 운동'에 적극 가담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했던 주연 배우 커위룬의 전력을 문제삼았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애초 내달 13일 중국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배우가 과거 대만의 독립을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본토 상영 자체가 막히는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에 출품됐던 '조니를 찾아서'는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세 청년이 겪는 도시 생활의 단절감과 무력감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린 영화로 대만독립이나 중국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게 영화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중국 상영 소식을 접한 한 중국 누리꾼이 "'대만독립' 연예인 커위룬의 영화가 개봉된다는데 어찌 그냥 앉아서만 볼 수 있겠느냐"는 댓글을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퉁이즈셩'(統一之聲·통일의 소리) 등 온라인에서는 커위룬의 가정 배경과 과거 행적들이 속속 공개됐다.
특히 커위룬이 2014년 당시 '해바라기 운동'에 참가하며 대만 독립을 지지했던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그의 부친인 영화감독 커이정(柯一正)이 대만독립을 강력히 지지하는 시대역량 당원이었다는 점도 크게 부각됐다.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여론은 얼마되지 않아 중국 당국의 영화상영 금지처분으로 이어졌다.
중국 대만판공실 안펑산(安峰山) 대변인은 "대만독립 입장과 언행을 보이는 대만 연예인의 영화 상영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대만 연예인이 대만독립 주장의 잘못과 해악성을 깨닫고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면 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만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 대륙위원회 추추이정(邱垂正) 부주임은 "중국의 '자작극'"이라며 "중국 당국이 정치적 이유를 빌미 삼아 대만인, 기업과 연예인, 문화콘텐츠에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추 부주임은 이어 "(중국이)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방식으로 정치적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대만을 협박하고 있다"며 "결국 대만 민심의 반감만 촉발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리쥔(鄭麗君) 문화부장(장관)도 과거 쯔위(周子瑜) 사태까지 언급하며 "과거 중국은 작품의 제재와 내용에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개인의 사상도 통제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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