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덕에 한은 작년 순익 4조 육박…'16년 만에 최대'
통화안정증권 지급 이자 줄어
달러 약세 전망에 달러 표시 외화자산 비중 2.2%p ↓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16년 만에 최대규모에 달했다.
총수익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금리 인하 덕에 총비용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덕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2017년 연차보고서'에서 2017회계연도 결산결과 당기 순이익(세후)이 3조9천64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3조3천779억원)보다 5천861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인 2001년(4조2천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한은의 작년 총 수익은 12조3천88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1조6천575억원 줄었다.
그러나 총비용은 7조799억원으로 더 큰 폭인 2조5천220억원 감소했다.
국내 금리 하락으로 통화안정증권의 지급이자 등 통화관리 비용이 줄어든 여파다.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통안증권을 발행하는데 작년에 저금리 탓에 통안증권에 지급하는 이자가 줄었다는 의미다.
통화안정증권 이자는 2016년 3조591억원에서 지난해 2조5천790억원으로 4천800억원 줄었다.
한은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년 전보다 1조7천836억원 감소한 12조2천425억원이었다.
한은이 보유한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1조1천572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해외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다.
영업비용은 2조5천792억원 줄어든 7조124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매매손이 1조736억원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당기 순이익 가운데 30%인 1조1천8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415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 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나머지 2조7천333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전년(2조3천230억원)보다 4천104억원 늘었다. 이 돈은 정부가 편성하는 4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활용될 수 있다.
한편 한은의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단기국채, 예치금 등)은 작년 말 기준으로 3.2%, 직접투자자산(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은 77.7%, 위탁자산(국제 자산운용사, 한국투자공사에 위탁 운용한 자산)은 19.1%로 나타났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68.1%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기타 통화자산은 31.9%를 차지했다.
한은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이 점차 통화정책 정상화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 달러화 자산 비중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비중이 37.5%로 0.6%포인트 늘었고 주식의 비중도 8.6%로 0.9% 포인트 확대했다.
세계 경제 상·하방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유동성이 높은 자산인 정부채,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결과다.
주식의 경우에는 지난해 주요국 주가가 상승한 점도 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