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N 여행] 강원권: 절벽 틈새 꼿꼿…정선 '동강할미꽃'에서 봄은 시작한다

입력 2018-03-30 11:00
수정 2018-03-30 11:10
[주말 N 여행] 강원권: 절벽 틈새 꼿꼿…정선 '동강할미꽃'에서 봄은 시작한다

한국 특산종으로 석회암 절벽 틈 개나리보다 먼저 펴…정선 동강할미꽃 심기 등 축제



(강원=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3월 끝자락에서 4월 첫날로 이어지는 주말인 31일∼1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겠으나 일요일 내륙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석회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은 세계 유일종인 식물, 강원도 정선 '동강할미꽃'이 활짝 폈다.

동강할미꽃 자생지인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장 일대에서는 마침 동강할미꽃축제가 열린다.

어려운 환경에도 적응하며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동강할미꽃을 보며 일상의 괴로움을 잠시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

◇ 맑다가 빗방울 뚝뚝

토요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3∼11도, 낮 최고기온은 16∼22도 분포를 보이겠다.

일요일도 대체로 흐리겠다.

내륙은 낮 한때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6∼12도, 낮 최고기온은 14∼19도가 예상된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으나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15도 이상으로 매우 커 환절기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 물결은 토요일 0.5∼2m, 일요일 0.5∼1m로 일겠다.



◇ 깎아지른 절벽에 활짝 핀 정선 '동강할미꽃'

바위틈에 힘겹게 매달려있지만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는 꽃. 바로 강원도 정선 동강 유역에서만 자생하는 '동강할미꽃'이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한국 특산종이자 정선군의 군화(郡花)다.

동강할미꽃은 동강의 봄을 가장 먼저 알린다.

동강에서는 벚꽃이나 개나리보다도 동강할미꽃이 더 먼저 핀다.

'뼝대'라고 불리는 귤암리 동강 변 석회암 절벽은 대표적인 자생지다.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자태가 특징이다.

산소가 부족한 바위 틈새에 뿌리를 박고 따뜻한 봄 햇살을 보려면 가능한 한 똑바로 서야 하기 때문이다.



동강할미꽃은 생태 사진작가 김정명씨가 1997년 봄 동강을 거슬러 올라오면서 생태사진을 찍던 중 우연히 정선읍 귤암리 뼝대에서 발견했다.

1998년 '한국의 야생화'라는 그의 꽃 달력에 처음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할미꽃을 본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가 기존 할미꽃과 다른 한국특산종임을 확인하면서 '동강할미꽃'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동강할미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년 3월 말부터 4월 중순 아름다운 꽃의 색깔과 하늘로 향한 꽃대의 기상은 전국의 사진작가 등 탐방객들 발길을 사로잡는다.

입소문과 인터넷 확산, 디지털카메라 보급 등과 맞물려 한때 사람의 손을 타 멸종 위기까지 겪었다.

사람들은 동강할미꽃을 예쁘게 촬영하고자 묵은 잎을 뜯어내고 물을 뿌리며 순간의 아름다움에만 집착했다.

이에 귤암리 주민들이 2005년부터 동강할미꽃 보존회를 결성해 보존과 증식에 힘쓰고 있다.

척박한 환경을 잘 극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처럼 정선 사람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어울려 사는 습성과 닮았다 하여 2008년 정선군 군화로 지정됐다.



귤암리 주민은 동강할미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년 이맘때 제례, 동강 변 걷기, 사진전시회, 군락지 관람 등의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연다.

올해도 어김없이 30일부터 4월 1일까지 강원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장 일대 '동강할미꽃축제'가 펼쳐진다.

축제는 동강할미꽃 전시회, 나만의 동강할미꽃 심기, 동강 변 걷기, 섶다리 건너기,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정선 동강할미꽃마을 누리집(http://www.idonggang.com/)에서 볼 수 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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