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캠프로 간' 송은범, 투심으로 부활 예감…3경기 무실점

입력 2018-03-30 08:49
'2군 캠프로 간' 송은범, 투심으로 부활 예감…3경기 무실점

29일 NC전 4⅔이님 무실점 등 7⅔이닝 무실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송은범(34·한화 이글스)이 3경기, 7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투구 내용은 더 훌륭하다. 볼넷은 없고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피안타율은 0.185다.

지난 3년 동안 실망감을 드러냈던 한화 팬들도 이젠 송은범의 부활을 기대한다.

송은범은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방문 경기에 0-0으로 맞선 2회 1사 후 등판해 4⅔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틀 전인 27일 2⅓이닝(1피안타 무실점)을 소화하며 공 33개를 던진 송은범은 선발 김민우가 손시헌의 머리를 맞혀 퇴장당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도 흔들림 없이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체력 소모와 심리적 부담을 모두 극복한 호투였다.

눈에 띄는 건, 구종 선택이다.

이날 송은범은 투구 수 60개 중 48개를 투심 패스트볼로 던졌다.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살짝 휘며 떨어지는 투심은 NC 타자들의 배트 중심을 피해갔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강조한 '투심'이 송은범의 부활을 이끌었다.

송은범은 "너무 깨끗하다"고 지적받은 투구 자세도 왼발을 조금 더 빨리 높게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으로 바꿨다.

지금까지는 이런 변화로 효과를 보고 있다.



SK 와이번스 우완 에이스로 활약할 때도 송은범은 투심, 체인지업 등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할 구종 연마에 힘썼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결국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위주의 투구로 돌아왔다. 사실 SK 시절에는 굳이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필요도 없었다.

KIA 타이거즈와 한화에서 깊은 부진에 빠지며 송은범은 구종 추가가 간절해졌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올해 드디어 투심이 승부구로 진화했다.

"깨끗한 포심을 버리고, 투심 위주로 투구하라"는 송진우 한화 코치의 조언도 송은범에게 힘이 됐다.

올해 1월 송은범은 절친한 후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했다. 오키나와는 한화의 1군 전지훈련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은범은 1군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2군 일본 고치 캠프에 합류한 송은범은 정민태 투수코치와 투구 자세와 투심을 가다듬었다. 2군 평가전에서 10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자, 한용덕 감독 등 1군 코칭스태프도 다시 송은범을 주목했다.

송은범은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송은범의 구위에 만족했고, 개막 엔트리에 송은범을 넣었다.

언제든 1군에서 다시 밀려날 수 있다는 부담 속에서도 송은범은 3경기를 완벽하게 막이, 이젠 한화 마운드에 꼭 필요한 자원이 됐다.

SK 시절 송은범은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한화에서도 그 장점을 발휘할 때가 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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