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치의 파격발탁' 우려…"자질보다 개인적 관계"
공화당 일각서도 부정적 기류 "행정경험 전무, 재앙 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보훈부 장관에 해군장성 출신의 백악관 주치의인 로니 잭슨 박사를 발탁한 것을 두고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동안 하마평에 다른 이들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깜짝·파격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잇단 인사 교체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선은 "객관적 자격요건보다는 개인적 관계나 충성도를 중시하는 특유의 트럼프식 인사 스타일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미국 언론들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잭슨 장관 내정자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 와중에 진행된 건강 검진에서 "대통령의 인지력이 대단히 좋으며 건강도 아주 좋다"는 진단을 내렸으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잭슨 내정자의 백악관 기자 브리핑을 보고 큰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잭슨 내정자는 의료 분야에선 전문성과 경륜이 풍부하지만 조직관리 등의 경험은 전무하다"며 "전통적인 자격 대신에 개인적 케미(궁합)와 충성도를 중시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어 "연방정부에서 두 번째로 큰 부처인 보훈부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대선 공약 이행이 행정 경험이 전무한 인사의 손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잭슨 내정자의 건강진단 결과 기자 브리핑에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며 "개인적 관계가 트럼프 인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잭슨 내정자는 하루에 한 번 이상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스킨십을 쌓아왔다. 대통령 관저에도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잭슨 내정자가 던지는 농담을 무척 좋아했으며, 평소 주변에 "똑똑하고 엄청나게 훌륭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극찬해왔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당장 인사검증을 할 의회 내에서는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장관으로서의 전문성과 자질을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한 공화당 상원의원 보좌관은 WP에 "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잭슨이 부처를 꾸려갈 수 있겠는가"며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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