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25일 만의 선발승' 이용찬 "못하면 자리 없다는 생각"
지난 시즌 마무리 활약 후 올해부터 선발로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오른손 투수 이용찬은 2012년 9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이용찬은 9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해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고 프로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10승 고지에 올랐다.
이후 2012시즌 남은 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승수를 추가하지는 못했고, 이후 줄곧 불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두산의 마무리로 활약한 이용찬은 올해 선발 보직으로 돌아왔다.
조쉬 린드블럼, 장원준, 세스 후랭코프, 유희관에 이은 5선발로 낙점받은 이용찬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2012년 10월 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천3일 만의 선발 등판이다.
이용찬은 10개 구단 어느 1선발 못지않은 호투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는 6이닝을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삼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완봉승 이후 2천25일 만의 선발승이다.
던진 공은 84개로, 직구가 42개로 가장 많고 포크볼(21개), 커브(15개), 슬라이더(6개)가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를 찍었다.
경기를 마친 이용찬은 "앞서 우리 팀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실점해서 나는 1,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전력으로 던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라 투구 수를 조절해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고 집중했다"며 "여기서 못하면 나한테는 자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매 이닝이 마지막 이닝이라는 각오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이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 내준 왕좌를 되찾기 위한 필수 조건인 '5선발 로테이션'은 일단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이용찬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와 자신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며 "올 시즌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