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앞두고 부산 '남천동 벚꽃길' 존폐 논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둔 가운데 단지 내 벚꽃길 존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건설사 등이 편의에 따라 '남천동 벚꽃길'의 벚나무를 제거하려고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생명의 숲은 "남천동 벚꽃길은 지역을 넘어 부산 전체의 명물로 이름이 높다"며 "남천동 벚꽃길은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도 이날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들은 "남천동의 벚나무는 환경 생태성의 상징물"이라며 "이 같은 상징물을 지키지 못하고서 부산의 환경 생태성 향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주변에는 1980년 1월 입주에 맞춰 심은 4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있다.
이중 270그루가 아파트 정문과 후문을 가로지르는 단지 내 700m 구간의 도로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수령은 50년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해마다 이맘때면 왕벚나무를 중심으로 벚꽃이 만개하며 장관을 이루는 부산의 대표 벚꽃길이다.
애초에 재건축 사업시행 계획안이 나왔을 때 4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베어질 것으로 예정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벚꽃길을 기존대로 유지하면 아파트 동 배치가 바뀌게 된다.
벚나무가 있는 곳은 아파트 소유의 사유지여서 관할 구청과 협의하지 않아도 벚나무를 벨 수 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남천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향후 계획은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최고 12층 33개 동, 3천60가구이며 오는 2022년까지 최고 61층, 3천20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GS건설이 2016년 12월 사업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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