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통령의 4대 권력기관장 임명 제한' 개헌안 검토

입력 2018-03-29 16:48
한국당, '대통령의 4대 권력기관장 임명 제한' 개헌안 검토

형식적 임명권 주되 인사추천위·국회동의 절차로 권한 제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자체 개헌안에 검찰총장·경찰청장·국정원장·국세청장 등 4대 권력기관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 제한 규정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29일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 소속 자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권력구조 개편 및 권력기관 개혁에 방점을 둔 개헌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많은 내용을 다루려다 보면 개헌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으니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분산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과 이와 연계되는 권력기관 개혁 등에 초점을 맞춰 우리당 개헌안을 선명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기본권이나 헌법전문 등 다른 개념들까지 광범위하게 나열해 초점을 흐리는 것보다는 가장 중요한 권력분산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권력기관 개혁에 포인트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특히 4대 권력기관장 인선과 관련, "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이, 나머지 부분은 총리가 맡되 분단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에게 일종의 사회질서 유지권을 줘야 한다"며 "특히 4대 권력기관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형식적인 임명권은 주더라도 인사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등의 경우 국가 치안 질서와도 관련돼 있는 만큼 대통령이 임명권은 갖되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 위원회에서 권력기관장을 추천하고 국회동의 절차를 밟도록 해 대통령의 관여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원내 지도부와 헌정특위 위원,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 등이 참석한 비공개 조찬 회동에서도 이런 내용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비공개 회동에서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 ▲개헌투표 시기 ▲토지공개념 ▲지방분권 ▲기본권 ▲투표연령 ▲공영방송 문제 ▲경제 질서 등으로 개헌의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다만 이 가운데 권력구조 개편·선거구제 개편·권력기관 개혁·개헌투표 시기 등 4가지 핵심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사실상 정부 개헌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성격도 있는 만큼 한국당은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자체 개헌안을 간명하게 정리하되 부수적인 내용들은 협상 과정에서 방어논리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내주 초 개헌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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