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4인 "홍준표, 사천 우려…선대위 조기 가동해야"(종합)

입력 2018-03-29 12:03
수정 2018-03-29 13:10
한국당 중진4인 "홍준표, 사천 우려…선대위 조기 가동해야"(종합)



"여당보다 당 중진들 적대시…당 대표·대변인 막말"

홍준표 "극소수 反洪 중진들의 준동" 무시전략…갈등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이슬기 기자 = 6·1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비홍'(非洪·비홍준표) 성향 중진의원 4명이 홍준표 대표의 사천(私薦)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기 선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사실상 홍 대표의 역할 축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홍 대표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갈등 악화가 예상된다.

지난 22일 '중진 간담회' 성격의 첫 회동을 한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정우택(이상 4선)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두 번째 모임을 하고 홍 대표에게 4개 사항을 공식 요구했다.

첫 모임에서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제고 대책 제시 ▲진중한 언행 ▲인재영입 주력 등 4가지 사항을 요구한 데 이은 것으로, 홍 대표는 이들 중진의원의 1차 요구를 무시해 왔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인구 100만 명 이상 기초단체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체장 후보 공천) 결정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사천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강한 의혹을 담아 말씀드린다. 사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경기도 수원시장에 정미경 전 의원, 고양시장에 이동환 고양병 당협위원장, 용인시장에 정찬민 현 시장, 성남시장에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경남 창원시장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각각 후보로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 중 일부 후보는 홍 대표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공천의 최고 원칙은 당선 가능성으로, 미흡하다면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을) 재고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뒤 경우에 따라 경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중진의원은 또 홍 대표에게 조기 선대위 구성 및 가동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명망 있는 당 내외 인사들로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홍 대표에 대해 국민의 피로감이 쌓여 있을 수 있는 만큼 공동선대위원장들이 나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 지방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물러나라는 뜻이 아니라, 영향력 있는 분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또 지난번 첫 회동에서 내놓은 4개 건의사항에 대한 입장 표명과 당내 언로 확보를 홍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 의원은 "귀에 거슬리는 얘기를 했다고 제명조치를 남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당 대표에 대한 도전에 과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사당화의 표본이고 징조"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 중진의원은 홍 대표가 자신들을 '일부 반홍(反洪) 중진들'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의 비협조가 우리의 지방선거 전선을 막는 장애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중진들을 여당보다 더 적대시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또한 홍 대표에게 '품격있는 언행'을 재차 촉구했다. 최근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미친개'로 지칭하는 논평을 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여 부랴부랴 사과한 일을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

정우택 의원은 회동에서 "당 대표가 그러니 당 대변인도 막말하고 결국 사과하는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당 대표에게 입조심, 말조심을 시키라'는 말이 대부분으로,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막말 행태는 후보자 등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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