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4인 "마이동풍 홍준표, 지방선거 사천 논란까지"
"여당보다 당 중진들 적대시…조기 선대위 구성해야"
"당 대표·대변인 막말에 후보자들 이미지에 상처 입어"
홍준표 "극소수 反洪 중진들의 준동" 무시전략…갈등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이슬기 기자 = 6·1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당내 '비홍'(非洪·비홍준표) 성향 중진의원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중진 간담회' 성격의 첫 회동을 한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정우택(이상 4선)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두 번째 모임을 하고 '홍준표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4명의 의원이 첫 모임에서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제고 대책 제시 ▲진중한 언행 ▲인재영입 주력 등 4가지 사항을 홍 대표에게 공개 요구했으나, 홍 대표는 이를 무시한 데 따른 것이다.
나아가 홍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 의원을 '극소수 일부 반홍(反洪) 중진들'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의 비협조가 우리의 지방선거 전선을 막는 장애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 때문에 중진의원들은 이날 회동 시작과 함께 홍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을 성토했다.
이주영 의원은 "답은 없고 비난만 되돌아왔을 뿐"이라고 말했고, 정우택 의원은 "중진의원들에게 '연탄가스', '부역자 노릇'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보고 품격있는 행동을 요구한 것이 허공의 메아리로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유기준 의원은 "중진의원들의 4개항 요구를 '반홍세력의 준동'이라고 폄하한 것은 유감"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고, 나경원 의원은 "중진들을 여당보다 더 적대시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들 중진은 지난 첫 모임에 이어 이번에도 홍 대표에게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품격있는 언행'을 재차 촉구한 게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미친개'로 지칭하는 논평을 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여 부랴부랴 사과한 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의원은 "당 대표가 그러니 당 대변인도 막말하고 결국 사과하는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당 대표에게 입조심, 말조심을 시키라'는 말이 대부분으로,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막말 행태는 후보자 등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마이동풍하는 리더와 경찰 관련 막말 파문으로 당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또한 홍 대표가 다음 총선에서 중진의원 험지 차출론을 언급하며 6·13 지방선거 직후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유 의원은 "계획에 없는 전당대회를 열어 다음 총선까지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공석중인 최고위원 3명을 아직도 선출하지 않는 것은 조기 전당대회의 명분으로 삼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특히 중진의원들은 조기 선대위 구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홍 대표의 역할 축소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지방선거 공천이) 진행되는 곳에서 홍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며 "홍 대표는 자신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방선거에 임하는 결연한 각오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 의원은 외부인사를 포함한 조기 선대위 가동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외부 우파 경제학자 대거 영입을 주장했고, 나 의원은 "대표가 선당후사가 아닌 선사후당을 하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며 조기 선대위 구성을 통한 당 역량 극대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kbeomh@yna.co.kr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