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두드린 자판 전부 추적"…AI 시대 일터 모습은?
주간 이코노미스트, AI가 일터에 미칠 영향 조명
프라이버시와 성과 간 균형·적응 의사와 강한 인간애 필요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인공지능(AI)은 과연 우리의 일터 환경을 어떻게 바꿀까?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AI 등장으로 새로 등장하거나 사라질 일자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쏠린 일터 환경 변화를 조명했다.
먼저 AI를 통해 얻을 혜택을 다루면서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스타트업 휴머나이즈는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체크하는 스마트 ID 배지를 개발했다. 이 배지에 입력된 정보들을 해당 직원의 일정 및 이메일과 합쳐 분석, 사무 공간이 팀워크에 유리한지를 파악한다.
메시지 앱인 슬랙의 AI 소프트웨어는 직원들이 과제를 얼마나 빨리 완수하는지를 관리자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회사는 AI를 통해 직원들이 빈둥거릴 때뿐만 아니라 비행을 저지를 때도 알 수있게 된다.
또 AI는 밤에 불쑥 올라온 비용영수증들을 식별해 회사가 정상적이지 않은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회계직원보다 나을 수 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 직원의 손 움직임을 추적해 잘못된 물품으로 작업자가 이동하면 경고음을 내는 손목밴드의 특허를 냈다.
물론 직원들도 혜택을 얻는다.
AI는 직원이 안전 장구를 착용하는지를 점검할 수 있고 작업장 내 안전사고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AI 덕분에 자신이 한 일과 관련해 더 많은 피드백을 받게 됐다고 생각하거나 ,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을 반길 이들도 있을 수 있다.스타트업인 코지토는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불만과 요구를 하는 고객들에게 더 잘 응대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프로그램을 내놨다.
아울러 AI는 공정한 임금 인상과 승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알고리즘은 제대로 설계된다면 편견이 있을 수 있는 사람보다 더 불편부당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관리자들이 의식적으로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지나치기 쉬운 성 학대와 인종차별은 물론 성별과 인종 간 임금 차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AI 혜택은 많은 잠재적 문제점도 수반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개발자의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직원 채용 시 통근 거리는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를 예측할 때 고려되는 요소이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먼 거리에 사는 지원자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해를 줄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워크데이는 60가지 요소들에 대한 분석을 고속 처리, 어떤 직원이 퇴직할지를 예측하는 AI를 내놨다.
또 감시는 인간의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고 감시하는 사회인 '오웰리언 사회'(
(Owellian Society)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페이스북 등 거대 ICT 기업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엄청나게 알고 있다는 의심이 커지는 시기에 이는 민감한 문제다.
기업들이 직장에서 직원들이 얼마나 쉬는지를 파악하기 시작했는데, 베리아토라는 소프트웨어업체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살피기 위해 직원이 두드리는 컴퓨터 자판 모두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을 정도다.
회사 측은 AI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를 위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계정을 샅샅이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또 AI는 노동조합단체들의 부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AI 확산으로 기계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들이 취약해진 가운데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노조단체들이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이용과 관련해선 3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첫째 익명성을 들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이 자신의 시간 관리를 볼 수는 있지만, 관리자는 모든 직원의 이 정보가 통합된 형태로만 볼 수 있게 했다.
둘째, AI는 투명해야 하며 AI 기술이 이용될 때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는지를 직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채용, 해고, 승진 등에 사용된 알고리즘에 편견이 없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소송을 하는 직원이든 입사 지원자든 개인들이 자신에 관한 정보를 요구해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AI의 이행에는 일터에서 프라이버시와 성과 간 균형이 필요하다면서 이 균형을 찾으려면 회사와 직원 모두가 AI 기술에 적응하려는 의사와 강한 인간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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