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징기스콘의 춤·달과 불·첫번째 날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페테르부르크의 대가·침묵주의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징기스콘의 춤 =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1914∼1980)의 1967년 발표한 소설.
'로맹 가리표 블랙 유머의 정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유대인 학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대신 전직 유대인 희극배우였던 유령 '콘'을 화자로 내세운다. 콘의 우스꽝스러운 언행을 통해 인류의 범죄를 비웃고 역사적 비극을 미화하는 모든 예술 작품을 경계한다.
김병욱 옮김. 마음산책. 368쪽. 1만3천500원.
▲ 달과 불 = 이탈리아 작가 체사레 파베세(1908∼1950)의 마지막 소설.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파베세가 삶을 마감하기 직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완성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자수성가하고 돌아와 고향 산토스테파노벨보를 찾은 주인공 '안귈라'가 어린 시절의 달과 불에 관해 추억하지만, 2차대전 무렵 북이탈리아의 현실은 비극적인 광경을 펼쳐놓는다.
김운찬 옮김. 문학동네. 216쪽. 1만원.
▲ 첫번째 날 =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전혜정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를 모행성으로 삼고 있는 행성 '네이처'와 무인 행성 '루시아'를 배경으로 한다. 살인죄를 저지르고 추방된 주인공 '나'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며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문학동네. 308쪽. 1만3천500원.
▲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찬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포격 사건이 있었던 연평도에서 평화와 화합을 위한 클래식 공연을 진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북남시집 오케스트라', 벨기에 브뤼셀역에서 열차 혼선으로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를 타면서 겪은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은 표제작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등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자기 몫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서 희미하게 존재하는 생의 아름다움을 그린다.
도서출판 강. 344쪽. 1만4천원.
▲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 노벨문학상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 J. M. 쿳시가 1995년 발표한 장편소설.
2001년에 한국에 초역 출간됐다가 절판됐고, 이번에 출판사가 바뀌어 재출간됐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악령'을 집필하게 된 배경을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19세기 말 격동기 러시아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왕은철 옮김. 문학동네. 384쪽. 1만4천800원.
▲ 침묵주의보 =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는 정진영 작가의 새 장편소설.
오너가 있는 언론사인 '매일한국' 기자인 박대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내 인턴기자의 자살을 둘러싸고 침묵을 강요하는 권력과 불이익이 두려워 입을 닫은 사람들, 그 속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가 김탁환은 추천사로 "'침묵주의보'는 밥벌이의 일상을 부수고 내부 고발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힘겹고 지난한가를 보여준다. 폭발음의 속 시원한 낭만 대신, 틀 앞에서 주저하고 선을 넘고자 버둥거리는 신음(呻吟)이 담겼다"고 평했다.
문학수첩. 364쪽. 1만3천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