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테슬라에 아마존까지…대형 기술주 '시련의 계절'
'트럼프 앙숙' 아마존, 세무조사설에 주가 급락
페이스북, 정보유출 파문 장기화…'겹악재' 테슬라, 연이틀 폭락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른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상징인 페이스북은 정보유출 파문에 휩싸여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고,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자율주행기능 전기차 사망사고'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까지 예상 밖 악재에 직면했다. 평소에도 아마존과 앙숙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세무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 때문이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에 대해 세무조사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마존에 대한 세무조사 방안을 논의했다. "쇼핑몰과 오프라인 소매점포들이 모두 망하게 생겼다"는 몇몇 지인들의 불만을 듣고 나서 세무조사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반독점 또는 경쟁 규정에 근거해 아마존을 조사할 방법이 있는지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당시에도 아마존의 시장독점을 비판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은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취임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세금을 내는 소매상에 큰 손해를 끼친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아마존을 공격했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악시오스의 보도가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은 오전 11시 현재 6% 안팎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는 아예 겹악재에 휩싸였다.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인 모델X가 지난주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분리대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 두 대와 연쇄 충돌했다. 모델X 운전자가 사망했고,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에 들어갔다.
이와 별개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작년 여름에 출시한 모델3의 생산 지연을 지적하며 테슬라 신용등급을 B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특단의 묘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테슬라가 4개월 내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테슬라는 27일 뉴욕증시에서 8.2% 주저앉았고, 28일에도 8%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은 의회 청문회와 맞물려 장기화할 조짐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영국 의회로부터 이번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해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저커버그는 영국 의회에 대해선 출석을 거부했지만, 다음 달 10일 미국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는 출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상무위원회,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도 저커버그의 출석 증언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5천만 명의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빼돌려 트럼프 캠프를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수년간 이용자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록을 몰래 수집했다는 의혹에도 휘말렸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