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정치투어 버스에 총격…인명피해는 없어
테메르 대통령 "국가 안정 위협하는 범죄행위"…철저한 수사와 처벌 약속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일행이 탄 버스가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남부 파라나 주(州) 케다스 두 이과수 지역에서 전날 밤 룰라 전 대통령 일행을 태운 버스 3대 가운데 2대가 4발의 총격을 받았다.
총격으로 버스 타이어가 터지고 유리창이 깨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이 탄 버스는 총격을 피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남부 지역 주요 도시를 찾아가는 정치투어를 계속하고 있다. 정치투어는 이날 남부 쿠리치바 시에서 끝날 예정이다.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룰라 일행에 대한 공격은 국가의 안정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치안 문제를 총괄하는 공공안전부의 하울 중기만 장관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1월 말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2일 11명의 대법관이 참석한 전체회의를 열어 룰라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을 다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연방대법원은 다음 심리가 열릴 예정인 4월 4일까지 룰라 전 대통령을 체포·수감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역연방법원은 지난 26일 열린 항소심에서 판사 3명 전원의 찬성으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2심 재판 형량을 확정했다. 항소심 패배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의 신병과 대선 출마 문제는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자신의 책 '진실은 승리한다'의 출판 기념회에서 "사법당국이 나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며 그들은 나를 21세기의 첫 정치범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자신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며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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