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만 아픈 게 아냐, 눈도 뻑뻑"…미세먼지에 안과 문전성시
전문의 "미세먼지에 알레르기성 눈 질환 유발 물질 포함"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권준우 기자 = 직장인 A씨는 요즘 최악의 미세먼지에 출퇴근길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녔다.
틈틈이 물을 마시며 목 관리에 신경 쓰던 A씨는 눈이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빨갛게 충혈돼 안과를 다녀왔다.
A씨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진단을 받고 먹는 약과 안약을 처방받았다.
주부 B씨는 며칠 전부터 다래끼가 난 것처럼 눈이 붓고 통증도 있어 안과를 방문했다가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
병원에 다녀왔다고 지역 맘카페에 글을 올렸더니 비슷한 증상으로 안과를 다녀왔다는 댓글이 10건가량 달렸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화하면서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8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안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비교적 낮았던 지난주에 비해 이번 주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20% 가까이 늘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보통 하루 1∼2명꼴이던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가 최근 많게는 4∼5명까지 찾아온다"라며 "눈이 가렵다며 보채는 아이를 데려와 미세먼지의 영향 때문이냐고 묻는 보호자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안과도 사정은 비슷했다.
병원 관계자는 "보통 봄철 등 환절기에는 알레르기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예년과 비교해도 하루 평균 방문 환자 수가 10∼20명은 늘었다"라며 "환자 연령대도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수지구의 한 동네 안과의 경우 안구건조증으로 치료를 받던 기존 환자들이 눈 충혈과 가려움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재방문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과 전문의들은 미세먼지에 눈 질환을 유발하는 알레르기성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조양경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안과 교수는 "미세먼지에는 중금속 화합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요소가 포함돼 있으므로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라며 "특히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 정상적인 눈물 분비가 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들어간 미세먼지가 잘 씻겨나가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보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고 외출 후에는 식염수나 인공눈물 등으로 눈꺼풀 안쪽을 씻어내야 한다"라며 "그런데도 눈이 충혈되고 따끔거리거나 눈물이 계속 흐를 경우 안과를 찾아 항알레르기 약제를 처방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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