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볼턴은 걱정되는 조합…전시내각 완료"
강경파 볼턴 등판에 "대북 지렛대 강해지지만 갈등위험도 커져"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전시내각 완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강경 매파인 존 볼턴의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발탁을 비판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미국 정부가 부처 간 엇박자로 무기력해진 마당에 호전적인 기질 면에서 서로 비슷한 대통령과 백악관 안보사령탑이 짝을 이루는 것을 우려했다.
신문은 "불같은 볼턴은 그의 새 상사(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와는 걱정되는 조합"이라면서 "국내외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볼턴이 지금까지 '도발자', '관료사회의 인파이터', '무서운 아이'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면서 "그는 정책의 유지보다는 뒤집기를 자신의 역할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볼턴에게 맡겨진 3대 과제로 북한, 이란, 러시아 문제를 꼽았다.
북한의 경우, 볼턴의 강공은 이미 예견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볼턴이 과거 '북한이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나 북핵 6자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거나, '비핵화 검증조치 없이 북한이 제재에서 빠져나가도록 한 것은 실책'이라는 요지로 비판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그가 앞으로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북한의 이런 태도를 짚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볼턴의 등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고가 단지 '엄포'가 아니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면서, 이는 강한 지렛대가 될 수는 있지만 동시에 대북정책에서 갈등 위험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볼턴의 등장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체결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이 더 위태로워질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기 직전인 상황에서 볼턴의 임명을 '관에 마지막 못을 박는' 끝내기 순서로 풀이했다.
다만,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한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협력이 다시 강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접근에서 볼턴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무기통제회담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볼턴은 이런 노력에 강력하고, 어쩌면 유익한 회의론을 들고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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