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경찰·시민단체 "'미친개 발언' 장제원 대변인 사퇴하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경찰을 '미친개'에 빗대 발언한 것을 두고 퇴직한 경찰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장 의원에게 대변인직 사퇴를 촉구했다.
퇴직 경찰관 단체인 무궁화클럽과 민주경우회, 경찰개혁민주시민연대 등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과 장 의원은 전국 경찰에게 사과하고 즉각 대변인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은 치부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법률과 적법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이 16일 아파트 건설 비리 수사와 관련해 울산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장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적법한 수사를 흔드는 구태"라면서 "범죄 수사는 경찰의 기본 직무로서, 경찰 수사는 정치권력의 외압으로부터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이전 정부에서 경찰을 '미친개'로 부린 것부터 먼저 사과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자유한국당 의원 전체와 홍준표 대표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철성 경찰청장 등을 향해서도 "모멸적 발언 앞에서 경찰 수뇌부가 묵묵부답하고 있다"면서 "엉터리 발언을 꾸짖고 10만 경찰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 뒤 자유한국당에 '미친개' 발언을 규탄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울산경찰청이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 수사와 관련해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자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다.
이에 일선 경찰들은 경찰 내부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항의 인증샷을 올리고, 장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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