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정 2연패' 한국 축구, 월드컵 본선 대결 '걱정되네'
스웨덴·독일 가상 북아일랜드·폴란드와 평가전 연속 패배
손흥민 활용법, 강팀 대비 스리백 실험 성과 못 거둬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3개월여 앞두고 치른 유럽 원정 평가전을 2연패로 마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해외파까지 총출동한 완전체로 강호들과 맞붙어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게 이번 유럽 원정의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 24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1-2로 진 데 이어 28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도 2-3 석패를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 폴란드를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준 후 후반 막판 2골을 따라붙는 뒷심을 보였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북아일랜드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맞붙는 스웨덴을 가상한 모의고사 상대였고, 폴란드는 마지막 3차전 상대인 세계 최강 독일을 상정한 스파링 파트너였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골 결정력 부족과 여전한 수비 불안을 보이며 패하면서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특히 스웨덴은 북아일랜드보다 한 수 위 전력이고, 독일은 FIFA 랭킹 1위인 우승 후보라는 점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까지 상대해야 하는 신태용호로서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패'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초라한 성적표 못지않게 '손흥민 활용법' 찾기와 강팀을 대비한 스리백 실험이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신태용호의 월드컵 본선에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폴란드와의 평가전에 손흥민 원톱 카드를 들고 나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려는 실험이었다.
지난 24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 때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을 도와 왼쪽 측면 공격수를 맡았던 손흥민은 이날 원톱으로 나섰지만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상대 수비진영에서는 '섬'처럼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사실상 손흥민의 원톱 시도는 성과 없이 무위로 끝난 셈이다.
손흥민은 전반 38분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교체 투입되고, 후반 17분 김신욱까지 들어오면서 활발한 움직임이 살아났다.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를 덜 받고 상대적으로 '프리롤'로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간 손흥민은 후반 41분에는 이창민(제주)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1분 후에 나온 황희찬의 득점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앞서 손흥민의 파트너로 이근호(강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을 실험했던 신 감독으로서는 대표팀에서는 투톱 시스템에서 손흥민의 공격력이 더욱 살아난다는 것만 확인했다.
강팀들을 날카로운 공격에 대비한 '스리백 실험'도 실패로 끝이 났다.
신 감독은 폴란드와 경기 수비진에 왼쪽부터 김민재(전북)-장현수(FC도쿄)-홍정호(전북)가 늘어서는 스리백을 가동했다.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무릎 인대가 파열돼 조기 귀국한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의 전력 이탈에 따른 부분도 있었지만 강팀을 상대로 수비벽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좌우 윙백으로 나선 박주호(울산), 이용(전북)까지 가세하면 다섯 명이 방어벽을 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반 32분 상대 간판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선제골을 내주는 등 경기가 풀리지 않자 신 감독은 전반 37분 스리백의 한 축이었던 김민재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하며 기존의 포백으로 전환했다.
작년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러시아(2-4 패), 모로코(1-3 패)와 평가전 때 스리백을 썼다가 낭패를 당했던 악몽을 되풀이한 셈이다.
아울러 김진수의 부상 이탈 속에 포백 수비진 멤버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대표팀의 수비 불안 문제가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상대인 독일, 스웨덴은 이번 두 차례 유럽 평가전 상대보다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하기 때문에 신 감독의 수비진 구성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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