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트의 만찬' 주연배우 스테판 오드랑 별세
프랑스 출신의 누벨바그 3대 여배우 중 한 명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음식을 통해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바베트의 만찬'(1987)의 주연배우 스테판 오드랑이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오드랑의 아들인 배우 토마 샤브롤은 "어머니가 열흘가량 병원에 입원했다가 집으로 돌아온 뒤 새벽에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인 카렌 블릭센의 동명의 소설을 덴마크 출신의 가브리엘 악셀 감독이 영화화한 '바베트의 만찬'에서 오드랑은 프랑스에서 요리사로 활동한 과거를 감추고 19세기 덴마크의 금욕주의적인 마을로 들어와 하녀로 살던 바베트 역을 맡았다.
오드랑은 음식과 요리가 가진 화합의 힘을 섬세하고 따뜻한 연기로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 중 최고 수작의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88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과 골든글로브상을 받았고, 오드랑은 영국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바베트의 만찬'의 인상이 워낙 강렬하기는 하지만, 오드랑은 그 이전에 유럽 영화계에서 잔 모로, 안나 카리나와 함께 프랑스 누벨바그의 3대 여배우로 꼽힌 대스타였다.
1932년 파리 근교 베르사유 태생인 그는 1960년대부터 프랑스 영화의 주역급으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인 클로드 샤브롤의 '부정한 여인들'(1979, '도살자'(1970) 등 여러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했고, 그와 오랫동안 부부의 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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