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뮤직페스티벌 6월 첫 개최…"北 예술단 초청 검토"

입력 2018-03-27 12:15
수정 2018-03-27 15:04
DMZ 뮤직페스티벌 6월 첫 개최…"北 예술단 초청 검토"

크라잉넛·새소년·세이수미·씽씽 등 참여…전석 무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오는 6월 서울과 강원도에서 열릴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 북한 예술단 참여가 검토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강원도는 2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6월 21∼24일 처음 열리는 이 축제는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메인 프로그래머인 마틴 엘본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행사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조성된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그동안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기획된 단발성 문화행사와 달리 매년 영속적으로 행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북측 예술단 초청을 고민하고 있다"며 "북측이 축제 진행 과정에서 소음을 대포 소리로 오인하지 않도록 행사 내용을 사전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연 공동조직위원장도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최 도지사 등께서 북한 뮤지션 초청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라며 "북한의 참가가 확정된 건 아니고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마틴 엘본 공동조직위원장은 지난해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를 관광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기차역 하나를 보면서 이번 페스티벌을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화돼가는 세계와 남북 대치, 그 가운데 사라져 가는 음악의 사회적 목소리를 다시 드러내기에 적합한 곳이 지금 이곳, 비무장지대임을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총 나흘간 진행된다. 6월 21∼22일에는 서울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창동 61'에서 팔레스타인 등 세계 분쟁지역의 음악업계 관계자들이 세미나를 하며, 23∼24일에는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월정리 역에서는 사전 신청한 관객 300명을 대상으로 특별공연이 열린다. 또 그룹 서태지와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가 촬영된 옛 조선노동당의 철원군 당사 건물에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1차 라인업에는 '작은 거인' 김수철, 강산에, 크라잉넛, 씽씽, 장기하와얼굴들, 잠비나이, 이디오테잎, 히치하이커, 키라라, 빌리카터, 세이수미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일렉트로 듀오 제노비아와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조이스 조나단, 스코틀랜드 밴드 겨자대령과 디종5도 함께한다.

해외 라인업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엘본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을 때 축제를 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두세 달 동안 세계적인 밴드를 섭외하는 건 쉽지 않았다. 올해는 원하는 만큼의 라인업이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라인업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가 확정된 뮤지션들도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밴드 크라잉넛의 한경록은 "비무장지대에서 부른 노래가 나비효과처럼 세계로 퍼지고, 축제가 열리는 나흘 동안은 총소리 대신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며 "'이제 곧 하나가 될 코리아'라는 가사가 있는 '룩셈부르크'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는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 노래 중 '연결'(Connection)이라는 곡을 연주할 텐데, 평소와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위 측은 조만간 2차 라인업을 공개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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