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미감 구현된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된다

입력 2018-03-27 09:36
수정 2018-03-27 10:32
조선 후기 미감 구현된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은 조선시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 세상을 떠난 왕과 왕비의 명복을 빌던 사찰인 원당(願堂)이었던 강원도 속초 신흥사의 극락보전(極樂寶殿)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외설악 기슭에 있는 신흥사는 조선 인조 22년(1644)에 재건된 사찰이다. 본래는 신흥사 위쪽에 신라 진덕여왕 6년(652)에 자장율사가 세운 향성사라는 절이 있었으나, 1642년 화재로 사라졌다. 신라시대 유물로는 보물 제443호인 향성사지 삼층석탑이 있다.

신흥사 경내에는 마당을 중심으로 극락보전과 출입문인 보제루가 마주하고 있고, 좌우에 승려들이 거처하는 운하당과 수행 장소인 적묵당이 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극락보전은 중수기(重修記)와 상량문이 남아 있어 1749년부터 1821년까지 네 차례 수리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건물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3칸이며, 다포식(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인 공포가 여러 개인 양식) 팔작지붕을 얹었다. 품위가 느껴지는 공포 구성은 논산 쌍계사 대웅전, 대구 동화사 대웅전과 유사하다.



기단에는 모란, 사자 문양이 있고, 계단 난간에는 원을 3개로 나눈 삼태극과 귀면(鬼面), 용두 조각이 있다. 이처럼 사찰과 불법을 수호하는 귀면이나 궁궐과 종묘 등에 쓰이는 삼태극이 사찰 전각 계단에 장식 문양으로 사용된 예는 드물다.

창호는 가는 살을 대각선으로 교차한 빗살창에 화려한 꽃무늬를 조각한 소슬빗꽃살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아울러 내부에는 천장을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마감한 우물천장과 닫집, 단청 문양이 온전하게 남아 있다.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은 전반적으로 18∼19세기 영동 지방의 중요한 원당으로, 기단·계단·창호의 세부 장식과 공포 형식이 우수하고 조선 후기 미감이 구현돼 역사적·건축적·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흥사 극락보전의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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