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이기는 생활수칙…"물 조금씩 자주 마셔라"
녹황색 채소·과일·해조류도 도움…마스크는 '올바른 착용'이 핵심
야외 활동 후 옷이나 가방 등에 쌓인 먼지도 털어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수십미터 거리에 있는 건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고통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병원에는 심한 미세먼지가 닥친 지난주부터 기침과 천식, 인후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만성질환자와 노약자들은 바깥출입을 삼간 채 갇혀 지내다시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내놓을만한 특별한 대책이 없는 만큼 스스로 건강 생활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외출 때 마스크 쓰기와 외출 후 손 씻기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강조되는 대목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궁금증을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인체에 어떻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지름 100 마이크로미터(μm) 이상의 먼지는 눈, 코, 인후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지만, 호흡기 깊숙이 들어 오지 못한다. 20 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기도의 상부(상기도)까지, 5 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폐 속 깊이 폐포까지 각각 침투할 수 있다.
지름이 2.5 마이크미터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표면에는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이런 물질들이 직접 폐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면역 관련 세포에 작용해 이차적인 국소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호흡기계 손상뿐 아니라 심혈관계, 뇌신경계 등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전신 순환계로 직접 침투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외부활동 줄이고 마스크 꼭 써야
스스로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등 외부활동을 줄여야 한다.
외부활동이 필요하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법에 맞게 착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더 많이 걸러내지만, 호흡이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
◇ 보건용 마스크의 바른 사용법은
일반적인 원칙은 코, 뺨, 아래턱 쪽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해야 한다. 또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세탁 후 재사용은 피해야 한다. 휴지를 덧댈 경우에는 틈새로 미세먼지가 흡입될 수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 대부분은 코를 통해 흡입되기 때문에 입만 가려서는 소용이 없다.
만약 1시간 이상의 장시간 외부활동이 계획됐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의 미세먼지 축적량은 평균 대기 농도뿐 아니라 노출 시간, 외부활동 강도 등 다양한 외부 조건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 미세먼지 노출에 효과적인 음식은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을 줄여 준다는 증거가 충분한 식품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좋다.
코와 호흡기 점막의 수분량이 많아져서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시킬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가글과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산화손상이나 만성염증에는 항산화 기능이 큰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를 적당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 신체뿐만 아니라 가방과 옷도 오염 가능성
야외 활동 후 옷이나 가방 등에 미세먼지가 쌓인 채로 집에 들어오면 이차적으로 실내를 오염시킬 수 있다.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 뿐 아니라 머리도 꼭 감아야 한다.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들어간 미세먼지가 쉽게 털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 영유아나 임산부, 만성질환자가 있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실내 생활수칙은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가급적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고기를 굽거나 튀김 요리를 했을 때는 실내공기가 더 나쁠 수 있으므로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작동하는 게 좋다.
창문을 열어 환기할 경우 가능한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로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먼지는 실내에 들어오면 가라앉지 않고 떠다닐 수 있으므로 진공청소기보다는 물걸레가 낫다. 하지만 대기오염에 민감한 천식 환자라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때까지 가급적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성능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